오늘도 말녀석들이 보고 싶어 아침 일찍 마장엘 갔다.
새벽끝이라 달이 보인다.
벌써부터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녀석들 풀밭으로 아침 먹으라고 올려보낸다.
신나서 앞다투어 뛰어가는 녀석들, 나도 기분에 맞추어 야호~~! 한다.
멀리도 갈 것 없이 풀을 뜯기 시작한다.
말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시간...지금이다.
잘코는 모르는 척해도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 것을 잘 안다.
제일 먼저 옆에 가서 괜히 기대기도 하고 쓰다듬고 이야기한다, "굿모닝, 잘코 잘잤니?"
그리고 나서 디디, 카포테에게 이야기 한다.
잘코는 늘 혼자 서있어도 나는 잘코를 알아주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이다.
잘코와 나는 많이 닮았다.
철딱서니 없는 강쥐들, 덩달아 신나게 뛴다.
금이와 '물개', 사랑이 고픈 아그들이다.
중산간에서 이사를 왔는지 이동네에 까마귀가 갑자기 많아졌다.
전선에 앉았다가, 날아다녔다가...
다시 앉는다.
그리고 또 다시 우르르...까아~~
그리고 하나가 남았다.
눈치 없어 덩그러니 홀로 남은 새?
혼자가 좋은 자유로운 새?
풀 먹느라 다른 생각이 없는 말녀석들, 다른 생각이 없어 행복하다.
말이 먹는 풀은 도망을 가지 않아서 앞날 먹을 것 걱정을 안하는 모양이다.
카포테는 우아한 목이 매력중의 매력.
대신 목 사이즈가 맞는 옷을 찾기 어렵다.
마장 사무실 앞에 퍼질러 누워 있는 금이.
금이도 행복하다.
옷은 볼품 없어도 영리하고 순한 금이에게 드디어 사랑해주는 사람과 돌아 갈 집이 생겼기 때문이다.
마장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같이 걸으면 당당하고 즐거운 모습으로 대문을 들어선다.
그 모습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아침에 제 집에서 일어나 나를 반기며 어리광이라도 부리는듯 끙끙 소리를 한다.
많이 이쁘다고 이야기 해주고 안아준다.
난 너를 많이 좋아해 금이야, 아 착해, 아 착해...
울 말뉨들은 오전 오후 산책을 다녀오고 쉬시는 중.ㅋ
아버지가 물으신다, "마장엘 왜 그렇게 새벽에 가?"
"말들이 보고 싶어서..."
사랑은 여러가지를 하게 한다.
같은 일이라도 귀찮은 일거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좋아서 하는 것이다.
이런 마음이 들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면 배우기를 멈추었던가, 그 일이 자신과 더 이상 맞지 않는 것이고
다른 배움과 열정을 찾아 정체된 둥지를 떨치고 일어나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나도 언젠가 그런 상황이 되면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설 때라고 알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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