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박 2012. 8. 1. 12:48

말파리 커다란 것 하나가 거미줄에 매달려 있다.

거미는 저 말파리보다 훨씬 작은데도 저렇게 커다란 먹잇감을 차지하였다.

골칫덩이 말파리를 잡아준 거미가 고맙다.



내일 태풍이 온다는데 여전히 무덥다.

보물이는 당돌한 구석이 있다.

새로 길을 만들어 놓았더니 제일 먼저 나를 따라 오더니 아래쪽 풀밭으로 신나게 뛰어간다.

두 숫넘들은 나중에야 어슬렁거리며 쫓아간다.

평탄하게 작업해 놓은 곳에 두녀석이 흙목욕을 한다.


우리 둥실이 잘코는 워낙 둥글어 저절로 한바퀴 돌 때가 많다.

매일 같이 지내면서 손을 타니 이젠 잘 따라온다.

뭘 하러 다가가도 천천히 아무 목적 없는듯 하면 거부가 없는데

무엇을 하려고 온다고 생각하면 일단은 피하고 싶어한다.

매순간을 즐기면서 다가가고 급한 마음을 먹지 않으면 순순히 응해 쉽다.

 

언제 디디가 화를 낼줄 몰라 잘코는 늘 신경이 쓰인다.

아직 디디가 수놈으로서 어리고 경험이 많지 않아 비교적 평화스럽다.

아마 루시타노 목장의 자기 떼를 갖고 있는 다른 수말이었다면 잘코는 같이 있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잘코와 디디가 한참 같이 지냈던 친구고 디디가 어리니 다행이다.


말똥을 주워담고 잠시 감나무 그늘에 쉰다.

올가을엔 이 단감을 먹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