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RN·배우기/Horses·말 알아가기

말의 본성 -숨길 수 없는 감정과 반응

케이트박 2013. 6. 14. 08:00

......나는 손을 장애물대에 걸치며 캐트를 더 가까이 그가 서 있는 곳으로 조금 걷게 했다.  "빌, 말들은 사람들이 심신이 불일치(dissociating)할 때 그걸 알아챈다고 생각해요?" 내가 물었다.    그는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사람들이 뭐?"  " 글쎄, 감정상으로 거기 있지 않은 상태요"  "글쎄, 말들은 무리 동물이지." 그는 그 자체가 내 질문에 답인양 나를 쳐다봤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나는 무리동물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말들은 사람들도 그렇게 보는 거라구.  무리의 일부분으로 말이지."  "그게 어떻게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게 하나요?"  아직도 난 이해하지를 못했다.  "왜냐면 그게 무리가 같은 감정선상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거지.  말 하나가 놀라면 모두 놀라지.  하나가 긴장하면 모두가 긴장하는 거지."  그는 장애물대에서 손을 내려 마장끝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땅에서 주워온 작은 가지를 가져왔는데, "뭐 하나 보여줄께" 라고 했다.

 

그는 라이터로 가지에 불을 붙였다. 즉시 그 가지가 타기 시작하면서 밝은 오렌지색 불길이 일었고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캐트가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캐트의 눈이 불길을 보자 커다랗게 되었다. 콧김을 불면서 불길을 보려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빌은 캐트가 긴장하며 뒷걸음질을 하는대로 그 앞에 서서 그저 타는 가지를 들고 서서 있었다.  캐트는 한순간 조용히 쉬고 있다가 느낄 수 있는 정도의  패닉상태가 된 것이다.  "이 소리 들려?" 그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집 뒤에 숨겨져 있는 마방으로 고개를 향했다.  내 악동같은 서러브렛 녀석 키퍼가 불안하게 소리를 내고 있었다.  다시 한 번 귀를 귀울였다.  또 한 번 소리가 났다.  실비같았는데 실비는 집 옆의 조창에 있는 암말중에 하나다.  그러자 다른 말 하나 둘 씩 곧 모든 말이 내는 소리에 휩싸이게 되었다.

 

 

 

나는 불타고 있는 가지를 들고 조용히 빙그레 웃으며 서있는 빌을 쳐다보았다.  "자, 지금 다른 말들이 어떻게 캐트가 불안해 하는 것을 알았지?" 그가 물었다.  이 마장과 초지는 둘다 적어도 실내마장에서 400미터정도 떨어졌는데 가지가 타들어가는 작은 소리가 들리기엔 너무 먼 거리였고 캐트가 내는 콧소리도 들을 수 없는 거리다.  이 작은 불꽃에서 나는 연기조차 그 먼거리에서 알아채기도 힘든 거리다. "정말 모르겠어요. 어떻게 알았죠?"  "말들이 느끼는 거야.  같은 감정 주파수에 맞추어(emotional wavelength)있기 때문이지. 무리중 하나가 불안해 하면 무리 전체의 감정흐름에 영향을 준다는 거야."  나는 새나 물고기들과 같은 특정 동물이 이런 식으로 소통한다는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새떼의 리더를 실제로 보지 않고도 무리중 새 한 마리는 무리의 방향전환을 즉시 알아챌 수 있다.  다른 자료에 의하면 두 물탱크에 서로 볼 수 없게 완전히 막아놓은 사이로 나란히 나누어 놓은 물고기 떼가 헤엄쳐가는 대로 변화되는 것에 따라 서로 같은 방향으로 계속 헤엄친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방향적인 변화이다. 지금 여기에서 막 일어난 것은 캐트가 패닉하는 상태를 조금이라도 서로 보거나 듣고 냄새 맡을 수 없는 상태에서 말들이 서로 감정적으로 연결되어 여전히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육감 같은 거군요,"  캐트가 빌이 가지의 불을 끄는 것을 지켜보는 것을 쳐다보며 내가 말했다. "뭐 그런거지"  나는 교수님 사무실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생각했다.  "그럼 말들은 감정을 눌러숨기지 않는다는 거에요?" 내가 물었다.  그는 다시 무슨 말인지 못알아듯는 듯한 얼굴로 쳐다 보았다. "말들이, 뭐라고?" "말들이 감정을 밀어내지 않는다구요.  느끼지 않으려는 것처럼요."

"말들은 그렇게 못해. 아까 소리 질렀던 말들을 봐, 자기네가 왜 소리를 지르는지는 모르지.  그저 본능적인 것 뿐이야.  뭔가가 잘못 되었다는 것은 알지.  그렇게 무리가 안전하게 지켜지는 거지"

 

그래, 만약 캐트가 진짜 위험에 처했다면 무리가 그에 대해 알고 반응했을 거야, 나는 조용히 생각했다.  정말 맞는 이야기다.  그래서 말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 것이다, 왜냐면 무리가 항상 반응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왜 뭔가 잘못되었는지 모른다 해도 언제나 반응을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을 숨길 필요가 절대 없는 것이다.....

..."그럼 사람들이 감정을 숨기면 어떻게 하죠?" 내가 물었다.  "숨길 수 없지." 빌은 담배를 또 한 대 물며 말했다. "무슨 이야기죠?" 나는 그가 말을 이야기 하는지 사람을 이야기 하는지 몰랐다. 그는 담배곽을 주머니에 넣으면서 말했다." 말들은 사람들의 감정에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야.  사람들이 숨기려고 해도 말들에게는 그 감정이 그대로 거기에 있다는 것이지."

 

"사람들이 잘 숨겼다고 생각해도 말들은 거기에 반응한다는 이야기죠." 나는 손으로 캐트의 목을 긁어주었다.  캐트는 여전히 땅에 놓여있는  불 꺼진 가지를 의심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빌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자기가 숨기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면요?"  나는 교수님과 이야기 했던 복합트라우마에 대해 궁금했다.  자기가 감정을 숨기고 있는 것을 스스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 이야기다. "말에게는 여전히 그 감정이 존재하지."  그러니까 말들의 소통시스템 전체가 서로의 감정에 상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감정을 눌러 숨길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말들의 본능적인 성품이다.

 

..........다음에 계속

On the back of a Horse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