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박 2014. 4. 28. 18:15

승마는 파트너십이다.

파트너는 말한만큼 서로 듣기도 하는 것이다.

말에게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만큼 더 들어야 할 것이다.

 

마장에 독특한 두 명의 친구가 있다.

한 번 붙잡히면 이야기를 혼자 한 시간 거뜬히 일방적으로 쏟아놓는다.

구두설사verbal diahrea다.

서서 마냥 들어주면 두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데도 끝이 나지 않는다.

말들도 사람이 내내 혼자 이래라 저래라 말만 하고 자신이 하는 말을 듣지 않으면

지루해 하거나, 왜 자신의 말을 못알아 듣나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승마는 말과 파트너가 되어 운동하는 것이지

혼자 노예 부리듯 일방적으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안전에 관한 것인데

말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자신의 원하는 것만 주장한다면

불필요한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것도 안전불감증이다.

(스테이시 웨스트폴)

 

정말 말을 잘 타는 사람이라면

굴레나 안장 없이 자유자재로 달리고 서는 이 스테이시 웨스트폴일 것이다.

말 탄다고 으스대면서 아스팔트 위를 편자로 불꽃 튀기며 달리는 사람들에겐

말의 안전 얘기 따위는 꺼내지도 않겠다.

남들에게 과시하고 싶은 얄팍한 흥분을 다스리고

 자신과 남에게 위험한 일은 이제 그만 자제 하시기만 부탁드린다.

우리를 보고 배울 다음 세대에게

그런 위험한 일을 보여주고 가르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에 걸려 살고 있다.

우리는 왜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것일까?

우리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유툽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의 인터뷰를 보고 난 뒤 가슴이 갑갑해지고

나는 블로그질이나 하고 있나 자괴감과 수치스러움까지 들었다.

성인이 된 자녀를 둔 사람으로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어린 학생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부끄럽다.

안전하지 못한 사회를 만든 사람들로서

우리 모두 이 일에 책임을 통감할 일이다.

이제 정말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 되어서는 안된다.

 

아이들에게 어른말 잘들으라고 가르치지 말자.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이야기 하자.

언제부터 우리가 모든 일에 옳은가 말이다.

착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지 말자.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고 이야기 하자.

자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남을 배려하여 대화하고 협상하는 것을 이야기 하자.

참으라고 가르치지 말자.

감정을 솔직하게 그리고 잘 표현하자고 이야기 하자.

사람 아닌 동물들도 사람처럼 아파하고 즐거워하는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 하자. 

우리 모두가 지구에서 난 존재들이고 지구의 한 식구들이기 때문에

하나가 아프면 결국 모두가 아픈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작은 풀 하나, 작은 생명 하나를 아끼면 그 마음에서 모든 생명을 아끼고 배려하고

그것이 나와 내 이웃,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이제 우리는 그런 작은 것에도 마음과 양심이 여린 사람이 되어야

작은 일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세심한 배려,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어른들부터 생명 사랑하기, 존중하기를 배우자.

아이들에게 가르치자는 말은 하기 부끄러워 빼버렸다...

우리는 아직도 가난한 것인지, 빈곤이 뼛속까지 베어 버린 것인지.

언제까지 앞만 보고 달리던 70년대 정신으로 살 것인가

제발 안전 불감증에서 깨어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