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박 2014. 11. 4. 12:29

오랜만에 잘코를 타고 나갔다.

덥고 춥고 바쁘고 힘들고 하다보면 말을 잘 타지 않게 되어 오늘은 천천히 준비하여 나섰다.

날씨가 바람은 차도 햇살이 밝고 공기가 맑아 하늘이 깨끗하고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눈치 빠른 잘코 나가기 전에 한무더기 떨어뜨리고 대문을 나선다.

살이 좀 빠졌나 했는데 다시 살이 찐 잘코, 요새 생초가 없어 밖에서 생초 간식.

비가 온 후 마장 안에 라이그래스는 지금 쑥쑥 잘 자라고 있다.

더 기다렸다가 풀밭에 풀어 놓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중.

 

이곳은 동네라 차도 많지 않고 조용하다.

요사이 감귤 따기가 한창이다.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면 사진도 찍고 올릴 수 있어서 더이상 디지털 카메라를 갖고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사진기보다는 찍는 자세가 우아하게 나오지는 않는다.

그래도 간편한 맛에 잘 쓴다.

늘 어디든 갖고 다니던 디지털 카메라를 어디다 두었는지 잊어버릴 정도로 핸펀 카메라를 많이 쓰게 되었다. 

 

그림자를 보다가 문득 장군이 생각이 났다.

우리 참 오래도 같이 붙어 다녔는데...가슴이 찡하다.

나를 많이 사랑하고 따랐던 둘도 없는 친구였는데 가고 나니 말을 탈 때마다 가슴이 늘 한 곳이 휑하다.

잘코는 발굽 교정하느라 앞발에 편자를 하고 있는 중이다.

서 있는 자세가 나아지면 다시 편자를 뽑을 것이다.

겁이 많아도 침착한 잘코, 이제는 꿩이 푸드득 날아가도 낯선 것에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말은 카르마karma로 만난다고 하는데 난 잘코가 참 좋다.

깊은 눈, 자존심, 용기, 민감함, 점잖은 품새등등 멋있게 생기지는 않았어도 이런 것들이 있어서다.

더 바랄게 무엇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