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80 cm를 완주하다
'저 말이 홍씨타노 라구?'
연습 점핑대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처녀출전한 말이 마장마술에서
2등을 하다보니 관심도가 올라간 모양이다. 점핑은 오전에는 60 cm 오후에는 80 cm이다.
과거와는 달리 점핑 코스가 시합당일에만 공개가 되고 있었다.
모래 두께가 깊어 연습때보다 훨씬 부담이 되었으며
높이 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추진과 정교한 컨트롤이 필요했다.
춘불이는 첫 점핑대회이기 때문에 완주가 목표였다.
시합장에 들어서 인사를 하고 한 숨 깊게 내쉬고 코스를 쭉 한 번 둘러봤다.
스타트 라인을 넘어서면서 부터 초재기가 시작되었다.
<60 cm 1번 장애물에 들어서는 춘불이>
완주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추진이 약했다.
약해진 추진때문에 한 번의 거부가 있었다(총 11개 장애물).
그리고 아쉽게도 10번 장애물에서는 뒷다리가 걸려 1개의 낙하가 있었지만 완주를 했다.
60 cm영상
완주한 것 자체로는 만족스러웠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전날 성적때문인지 기대 이하의 결과였다는 분위기다.
시합 당일에는 사람도 긴장을 하지만 바뀐 환경탓에 긴장을 하기 때문에
평소의 80% 성적만 내도 성공한 것이라 본다.
낙하와 거부가 있긴 했지만 깊어진 바닥, 대회의 긴장감등을 고려하면
춘불이의 첫 대회 신고식은 성공적인 것이었다.
또한 간이마사와 연습장을 오가며 다른 말과 마주치면서도 한 번의 놀라는 기색이 없이 차분했으며
그런 춘불이의 모습을 사람들은 눈여겨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내가 예상한 목표는 달성했다.
오후에 남은 80 cm 장애물은 즐길 차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80 cm 장애물의 코스가 공개되었다.
코스를 돌아본 후 시간이 흘러 춘불이와 함께 연습장에 섰다.
아침보다 뜨거워진 햇살에 기승자의 상의 탈의가 허용되었고
춘불이 역시 오전에 했던 귀가리개를 제거한 상태에서 시합장에 들어섰다.
종이 울리자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춘불이와 하나가되어 경기장을 뛰어다녔다.
<춘불이의 꼬리가 올라간채 80 cm 1번 장애물로 들어가고 있다>
마장마술과 달리 점핑시합에서는 소리를 질러도 무방하기에 추진이 약해지면 육성으로도 추진을 줬다.
높아진 장애물과 올라간 기온 탓에 5번 장애물을 넘자 녀석의 숨이 가빠지기 시작한다.
'힘내! 가자 가자 가자!' 를 외치며 6번을 넘었다. 왠지 모르게 관중석이 조용해진다.
문득 내가 코스를 잘못돌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시 집중한다.
<일반적으로 앞다리를 오므릴줄 알면 점핑에 소질이 있다고 본다>
7~9번을 넘고 쭉 달려 10번을 넘었다. 뒤를 보진 않았지만 무감점인듯 했다. 마지막 11번.
아뿔사! 뒷다리가 살짝 걸렸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떨어지지 않았다.
결승점을 통과하자 우뢰와 같은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무감점 완주였다. 춘불아! 네가 해냈구나. 정말 자랑스럽다.
매달권내에 들진 못했지만 오후의 춘불이가 보여준 모습은 사람들의 감탄을 불러내기에 충분했다.
80 cm 영상 <HD로 보시길>
@2017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