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박
2017. 5. 2. 20:27
봄꽃이 만발하는 요즘 난 그날그날 힘을 다해 살고 있다.
부숴지고 찧어져 녹아나는 것만 같다.
아마 십년후에는 "아 그땐 정말 힘들었지..."라고 할 것 같다.
체력도 고갈...
일부러 힘을 내어 걸었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길에 카포테와 걸으니 잠시나마 버거운 인생의 짐이 벗어지는 것만 같다.
꽃을 따서 먹이기도 하고 꽂아주며, "꽃보다 카포테!" 하며 실없는 소리를 지껄인다.
동물들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정화되어 또다시 밝은 마음으로 살아 갈 힘이 생긴다.
의심 많은 녀석이지만 점잖고 협조를 잘 해서 기특하다.
하도 운동 시키고 괴롭히는 것 같아 기승후 데리고 산책을 나온 것이다.
녀석의 거대한 목이 휘어진다.
우아하고 클래식하게 생긴 모습을 보면 눈이 즐겁다.
걷다가 새로 나는 칡을 뜯어 한 다발을 만들어 녁석 코 아래 내밀며, "내 맘을 받아줘"라고
또 실없는 소리를 한다.
말과 같이 산책하는 즐거움은 기승의 즐거움과는 다르다.
사람들 사이에 살며 고단하다면 동물들과 시간을 보낼 것을 권하고 싶다.
요즘 종종 보이는 광경.
잘코가 새벽이와 잘 지낸다.
같이 그루밍을 하다가도 뭔가 맘에 안들면 야단쳐서 내쫓기도 하지만
잘코는 새벽이에겐 너그러울 때가 많다.
둘이 잘 지내면 잘코가 심심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