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박 2017. 9. 14. 19:39

카포테를 타고 나갔다.

이제는 뜨거운 열기가 적어져서 말타고 놀기에 좋은 계절이다.

오늘은 바람이 세게 부는데 늘상 다니던 길이고, 카포테 훈련시킬 겸 나갔다.


멀리서 본 마장.

완벽하지 않아도 되건만 맘에 들도록 정리를 하는 것이 다 일이 되버린다.

이제 모래를 사두고 일부 펼쳐놓고 말이 놀 곳을 만들어 줄 것이다.

마장은 땅이 다 자리 잡은 내년에 하고 다음주에는 씨를 뿌린다.

일단은 평평한 마당이 되어 보기에 편안해졌다.

푸른 풀만 나면 된다.


오늘도 새로운 샛길로 돌아오니 카포테가 좋아한다.

이전보다 가깝고 금새 마장 뒤로 나오니 기분이 무척 좋은 모양이다.

마장이 보이자 내가, "또 친구들 불러봐" 했더니 히히힝~하고 몸이 흔들릴 정도로 크게 부른다.


오늘 저녁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에 강풍과 비바람이 예고 되어

말들을 둘씩 마방에 넣었다.

큰 녀석 하나와 작은 녀석 하나씩 여섯이 다 들어간다.


룸 넘버 원: 희망이+장금이

희망이는 장금이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데 장금이는 아주 걱정되는 모습이다.

게다가 희망이가 파리 때문에 자꾸 뒷다리를 차듯 휙휙 내뻗으니 불안한 모양이다.

그래도 장금이는 워낙 눈치가 빠르고 순해서 걱정 없다.

어제 관리사님이 희망이랑 같이 두었는데 닫은 문을 열고 혼자 윗 풀밭으로 도망갔다.

아주 좋은 패어링pairing이라 스스로 만족중이다.ㅋ


희망이를 보고 카포테가 자꾸 귀를 눕힌다.

키는 희망이가 카포테보다 크니 몸집에 살이 좀 붙으면 보기 좋을 것이다.

암말이지만 겔딩에게는 아무런 어필이 없어 그냥 서열정리만 되면 끝이다.

다른 친구들에게 관심이 많은 희망이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렇게라도 한군데 같이 있으니 좋은 모양이다.

마치 눈에 보이지도 않는 듯 장금이에게는 관심이 전혀 없다.

말취급 안함...말이 아니긴 하지.


파리 때문에 다시 옷을 입히고 마방붕대로 얼른 감아주었다.

괜시리 얼쩡거리다 실수로 차일까봐 빨리 빨리 감는다.

하도 발로 난리를 쳐서 혼자 있어도 상처가 난다.

장금이가 혼자 "아이구 깜짝이야" 하며 자주 놀라더니 이내 적응을 한다.

"장금아 고맙다, 너는 잘 할 수 있어."


룸 넘버 투: 카포테+삼월이.

삼월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멋진 대장 카포테와 같이 있게 돼서 느므느므 행복하다.

맛있는 건초 냄새가 나는 저녁, 말들은 즐겁다.


룸 넘버 쓰리: 잘코+새벽이

새벽이는 유일하게 잘코가 좋아하는 어린 말이다.

이전에 다른 어린말들에게는 엄격하게 했는데 새벽이에게만 늘 잘해준다.

같이 두어도 맘이 놓인다.


넙데데한 잘코, 그래도 다른 말과 바꿀 수 없는 최고의 말, 내 살앙이다.


집에 와서 잘있나 보니 별일 없이 잘들 있다.

가두어 두었으니 갑갑하겠지만 강풍에 비바람 예고가 있어 이렇게 해야 안심이 된다.

낮에 불던 바람이 예사롭지 않던데 이제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톱밥을 푹신하게 하나씩 더 깔아주었다.

잘자라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