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박 2017. 10. 27. 19:51

이웃 감귤밭 주인이 말똥을 달라하셔서 콘테이너를 가져오십사 했더니 45개를 가져다 놓았다.

이전에는 하루에 네 개가 나왔는데 지금은 아마 다섯개가 꽉 찰 것 같다.

이보다 좋은 자연비료는 없지.

썪히면 흙처럼 되고 분변의 심한 냄새도 없으니까.

그댁은 감귤밭이 커서 당분간 많이 가져갈 것 같다.

내 마장은 크지를 않으니 누가 말똥을 가져가면 나도 좋다.


그제 당근을 너무 많이 사와서 많이 주다보니 사람만 보면 당근을 주는줄 안다.

"당근주세요당근당근..."

염치 좋은 장금이는 카포테 옆에서 말에게 묻어간다.


카포테 타고, 잘코 타고, 돌아와서 점심 주고나서 운동시키고

운동 후에는 번갈아가며 한 마리씩 길어진 풀을 십오 분씩 먹였다.

오늘은 신발을 신기지 않고 나왔다...귀찮아서.

희망이는 풀을 잘 먹는데 아주 많이 먹으려 하지는 않는다.


카포테는 "아 너무 감사하죠~!" 라는 듯 잘 먹는다.


삼월이는 라이그래스 야들야들한 곳으로 데려갔다.

풀을 입술로 휘감아 앞니로 잘라 아주 야무지게 잘 먹는다.


잘코는 폭풍흡입 스탈.


같이 연맥초 밭에 나온 물개가 따뜻한 햇볕아래 벌러덩 누워 등을 문지른다.

`사는 게 이런 소소한 것들이지 뭐 별거 있나...

아픈데가 없이 가끔씩 아주 행복한 순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동네 집집마다 뛰어들어가 묶여있는 개들을 자극하고 나오는 금이,

결국 오늘 이웃 할머니 보는데 그 댁 마당에 뛰어 들어가다 딱 걸렸다.

차를 타고 지나고 있었으니 뭐라 하시지는 않으셨지만 마주치면 뭐라 하실거라

돌아와서 바로 묶었다.

"미안하다 금이야, 그런데 너 그렇게 동네 개들이랑 싸우고 돌아다니면 안돼."

묶었다 풀었다를 반복하기를 몇번인가.

묶어놓으면 눈을 쳐다보면서 풀어달라고 애원을 하여 풀어주곤 했는데 당분간은 묶어둬야 한다.


나도 괴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