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se & People·말과 사람/Thoughts·승마인 생각

솔직해지기

케이트박 2007. 12. 19. 16:06

락커룸에서 오랜만에 보는 멤버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십여년동안 데리고 있던 말이 두 달 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너서

새로 어린 말을 입양했었다.

 

"내가 입양했던 말 포기하기로 했어. 너무 위험해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너무 거칠어서 도저히 안되겠어.  그저께 장제하다가 장제사 어깨를 앞발로 내리쳤어.

>허걱<

그 녀석이 너무 사나와서  안락사를 시키기로 결정이 됐어."

"승마레슨을 받는데도 두번이나 날 떨어뜨렸는데

녀석은 화가 나면 사람들을 물고 차는데다 안하무인이야."

"직원들한테 물어보고 고르지 그랬어?"

"물어봤지.  실은 내가 어리석은 일을 한거야.

녀석이 처음 봤을때 너무 스위트하게 날 잘 따르길래

직원들이 안좋은 말이라고 하는데도 입양을 했었거든.

두 달이 지나고 몸이 회복되고 건강해지니까 본성이 드러나는거야.

자기가 사람이랑 동격이라고 생각하는거야.

녀석이 경주마 시절에 사람들한테 맞았었나봐."

 

아마 그 말은 경주마 시절에

트레이너 마방에서 마부들에게 예민하게 행동했거나 거친 성격 때문에 매를 맞았던지,

사고를 쳐서 매를 맞았거나 했을거다.

그러던 와중에 자기가 사람보다 힘이 센줄을 깨달은 모양이다.

말이 정말 위험할 때는 사람보다 자기가 힘이 세다는걸 깨닫는 순간부터이다.

힘으로 500킬로그램 이상 짐승을 당할 사람은 없는 것이다.

 

여기서는 수의사의 철저한 감독아래

말의 심리가 이상해서 행동이 위험하여 사고를 내고 사람들을 몇 번 다치게 하면

바로 안락사가 결정이 되고 실행이 된다.

소위 말하는 crazy horse/미친 말이다.

 

난 직접 겪지은 않았지만 간혹은 정신이 이상한 말들이 있긴 있단다.

그런 말들은 퇴역마 재활훈련하는 직원들이 잘 안다.

내가 멍군이를 고른 것도 그 직원들에게 묻고 추천한 말을 입양한 것이다.

첫 눈에 볼품 없었던 말이지만 안정되고 몸도 좋다니 더 바랄게 없었던 것이다.

지난번 겁에 질린 말때문에 난리를 친것 외에는 그런 일이 없었고

타기 편하고 순순히 말을 듣는다.

말은 말에대해 지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과 수의사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면 좋을 것이다.

 

어쨋든 위험한 말들은 바로 도태를 시켜버려 더이상의 사고를 미리 예방한다.

안된 일이지만 가장 기본적인건 안전이니까

훈련으로 행동을 고칠수 없는 경우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매달 퇴역하는 말들은 많고 그중에서도 건강하고 안정된 말들이 많아

좋은 주인들을 기다린다.

위험을 무릅쓰고 고칠수 없는 말을 데리고 있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 멤버는 다시 말을 찾고 있다.

너무 어리지 않은 말로서 기본 훈련이 되어있는 말을 찾는데

이번엔 다른 멤버중에 자기가 타다가 다른 말로 바꾸거나

여러마리 중에서 숫자를 줄일때 그중에 고를 모양이다.

그 멤버도 나이가 오십이 가까와가니 더이상 "모험"을 원치 않는다고 말을 맺었다.

자기가 맘에 들어 할 수 있을 것 같아 고른 말이지만

솔직하게 포기를 하는 것이다.

 

말과에 있어서는 무엇을 하든 자신과 남에게, 말에게도 솔직한게 좋은 것 같다.

할 수 없는 것,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그다지 하고 싫은 것을

남들이 하기 때문이거나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 

그건 말과 자신과의 사이에서의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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