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사람들이 모인 마장.
서씨 아저씨는 여섯시면 나오셔서 밤새 심심했을 녀석들 풀밭으로 올려보내고 청소를 하신다.
이슬이 많아 다리와 발이 많이 젖어 낮에 올려보냈는데
봄 낮에는 풀의 당도가 높아 제엽염이 생길까봐 많이 먹이지 않고 한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더 줘도 큰 문제는 없지만 예방이 최고다.
푸르고 싱싱한 풀들이 길게 자란 곳은 제엽염이 걸리는 함정이다.
말을 좋아하시는 아저씨, "두세시간 먹게 하면 좋을텐테말시..."
녀석들이 좋아하니 내려보내기가 아쉬운듯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내보내신다.
말들은 무뚝뚝한 아저씨 맘도 말캉말캉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마장에는 배수가 아주 중요하다.
작지만 몇달을 벼르다 이번에 아예 공사를 한다.
막 공사를 시작하는데 유달리 호기심을 보이는 디디.
서러브렛 같으면 벌써 내달렸을텐데 가지 않고 옆에서 참견하듯 보고 있다.
이건 뭐하는 거임?이라고 묻는듯한 얼굴.
이곳은 흙이 단단해져서 마방청소한 물이 고여 썩기도 했다.
이쪽은 잠그고 한쪽만 써서 다니게 하면 그다지 단단하지 않아 물이 잘 내려갈 것이다.
약 2미터 깊이로 파고 돌을 세 차나 싣고 와서 부었다.
포크레인과 차 세 대분 돌: 65만원.
여름에 비가 많이 와도 이제는 걱정이 덜하다
보다가 싫증이 난 디디,마장에 들어와 제일 먼저 앉는다.
그리고 잘코, 카포테
한 두시간에 걸려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아침 여덟시에서 시작해 다섯시까지 해서 마무리 됐다.
놀고 싶은 카포테 일어나 잘코에게 일어나라고 재촉을 한다.
잘코 등짝에 카포테 발자국을 찍었는데도 녀석은 일어나지 않고 무시하고 앉아있다.
오후 마침 마장에 오신 분과 함께 산책을 나갔다.
바쁜 일에 시달리다 오셨으니 잠시나마 쉼표를 찍고 가시라고 함께 걸어나갔다.
뒷모습이 멋지다.
우연한 색깔맞춤?!
멋진 카포테에게 맘을 뺏기신듯.
키가 크셔서 시원시원 하게 걸으신다.
후에 자신의 마장을 갖고 말을 키우며 사시고 싶어하셔 가끔 들리신다.
내가 먼저 하고 있으니 와서 보시고 이것저것 계획에 디테일을 더하시고, 꿈을 만들어 가신다.
좋아하시는 차도 키우고 말도 키우면서 사시는 준비를 하고 계신다.
말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서로 말 이야기를 하자면 밤을 새우고도 모자란다.
노후에 이만한 즐거운 일이 없다.
미리 공부하고 준비를 하면 준비를 잘 하여 즐기며 살 수 있다.
차근차근 한걸음씩 꿈에 다가가시는 모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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