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내 마장엔 특별한 말 백년손님이 왔다.
거의 사람 같은 말이라 깐돌이라고 부르기는 해도 정말 늠름하고 멋진 녀석이다.
꽃미남 스탈.
암말과의 밀당을 아는 녀석이다.
전에 삼월이 새끼가 죽은 일이 있었고 좋은 말이라 더 늙기 전에 함 새끼를 내는 것이다.
내년 성탄절쯤에는 예쁜 새끼가 하나 뛰어다닐 것 같다.
제주산마는 번식력이 강하고 구애에 적극적이다.
갑자기 낯선 수말과 함께 있는 삼월이를 걱정하는 두 친구
..."뭔지 심상치 않아..."
이녀석은 당나귀를 처음 본 모양이다.
"저건 뭐지?"
말인듯 말 아닌 말 같은 너.
그리고 삼월이를 따라다니면서도 다른 이쁜이 - 지화 - 에게 한 눈을 판다.
감출 수 없는 수컷의 본능이다.
장금이를 한참을 보더니 드디어 사이비 말(당나귀)임을 알고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가차없이 쫓아낸다.
이 녀석이 제주사투리를 한다면, "내는 조랑말도 갠찮아 말시, 근디 당나귀는 상대 안함수다."
..그럴 것 같다.^^
"에구 무셔..." 후다닥 달아나는 눈치 빠른 장금이.
하루가 지나자 수말이 귀찮아 지기 시작한 삼월이가 자꾸 친구를 찾는다.
다시 지화와 장금이를 내려 보냈더니 둘이 꼭 붙어 다닌다.
암말끼리의 유대가 강하다.
그러잖아도 늘 암말 보호에 충실한 지화다.
수말이 괴롭히는 줄 알고 수말을 쫓아내고 대장노릇을 하는 엉뚱한 지화,
마치 삼월이에게, "쟤가 널 괴롭히뉘? 괜찮뉘? 진짜 괜찮은 거야?" 라고 하는 것 같다.
지화는 철이 없다...ㅎㅎ
마치 둘이 붙어 다니는 것이 거울로 반사된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지화가 수말에게 귀 눕힌 것이 보인다.
사람이라면 함 물어보고 싶다.
"너, 왜 그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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