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se & People·말과 사람/Kate's Barn·케이트마장

일기

케이트박 2018. 3. 8. 02:53

난로에 불을 때면 덥고, 가만히 있으면 추운 날씨.

풀밭에 떨어진 마른 가지를 줍다가 같이 딸려온 새집이 눈에 띄었다.

새집이 머그잔보다 작은데 가만히 보니 카포테 꼬리털로 만들어진 것이다.

새도 가져가 집을 짓는 것을 보니 말 꼬리털은 쓸모가 참 많다.

말똥 거두고, 굴러 다니다 꼬리털과 갈기에 붙는 마른 나뭇잎 거두고...에고 허리야...

비 오기 전에 운동시키고 창고 서랍정리.


어제는 6주만에 다시 구충제를 먹였다.

가루라 사료에 섞어주었더니 가루만 남길래 즙이 많은 당근을 잘라 비벼 주었다.

맛이 없겠지...

그래서 입가심 말짱 당근도 넣어주었다.

지난번 strongyle 이 죽어 나와서 다시 한 번 확인차 주었는데 이후 말똥을 거두며 보니 깨끗하다.

다음엔 페이스트로 먹여야겠다.


잘코와 새벽이가 서로 그루밍 중.

희망이가 와서 새벽이 등 냄새를 맡고 호기심을 보이다 카메라를 쳐다본다.

그러고 보니 세 녀석이 비슷해 보인다.

희망이와 새벽이 얼굴이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이제는 비 오는 날엔 새벽이와 희망이를 같은 방에 넣는다.

잘코와 카포테에게는 "나는 애기에요. 해치지 마세요."라고 하는데 희망이에겐 그러지 않는다.

삼월이 (엄마)를 믿고 천방지축 뛰고 그랬는데 엄마가 없으니 가끔씩 희망이 언니에게 쫓긴다. 

망아지들은 어른 말들에게 버릇을 잘 배워야 예의 바른 말이 된다.


밤새 비가 무척 많이 쏟아진다.

방에 들어와 빨리 자라는 어머니 성화에 일찍 자다 비바람 어수선한 소리에 일어났다.

말녀석들 방에 잘 들여놓았네 하고 안심한다.

새벽이는 누워 자고 희망이는 비가 쏟아지는 바깥을 바라보고 있다.


잘코는 누웠다 일어나고 카포테와 장금이는 편안히 앉아 쉬고 있다.

삼월이가 없으니 섭섭하다.

말들이 찾지 않는 걸 보니 아마 저희들끼리는 잘 지내고 있다 소통하는지도 모른다.

정이 든 존재의 빈 자리가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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