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YI·정보/For safety·안전.안전.안전

줄 그었다.

케이트박 2007. 2. 8. 23:51

얼굴에.ㅠㅠ

주름도 서러운 건데 말야...

 

어제 장군이 타고 나가서 낮은 나무 사이를 지나다 짧게 자른 나뭇가지가 잎에 가려 보이지 않아 지나면서

머리에 쓴 커다란 바가지는 건드리지도 않고 엉뚱한 내 얼굴을 긁었다.

 

"나 야쿠자 칼 맞았어..."이렇게 넝담을 하려고 했는데

보고 놀라는 식구들이나 친구들에게 우스개소리가 먼저 안나왔다.

긁히면서 아뿔사 싶었는데

막 타고 나와 이십분만에 그렇다고 되돌아가기 싫어서 계속 가던 길을 가는데

화끈한 것이 피부가 벗겨진 것 같아 장갑을 빼고 더듬어 봤다.

피는 안묻어 나오길래 쓰리지만 길에서 아무것도 없이 딱이 뭘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신경 끄기로 했다.

 

십분이 안되어 부어 오는게 느껴져서 시골동네 사람들에게 얼음이라도 달랄까 싶어 기웃거렸는데

모두 일하러 나가고 사람이 있어도 얼음이 없단다.ㅠㅠ

 

밖에 말이랑 나와있으니 거울이 있나 뭐가 있나, 어찌 되었는지 궁금해 죽을 지경이었다.

그래서 걷는 말 위에서 카메라로 찍어도 보고 (^^);; 별짓 다했는데 

해가 중천에 떠서 찍은 사진이 보이지도 않아

무지하게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호기심 충족을 포기해야 했다.

 

새로운 곳에 가고 싶어하는 장군이 데리고 말을 타고 있는 동안 잊자 그러고는

가보지 않았던 산길로 계속 가다 동네 버스기다리는 동네 청년을 만나 잠시 길을 물었다.

이십분 정도 더 가면 국경 록마차우가 나온다고 했다.

엥?

다음엔 장군이 점심이랑 내것 싸서 등에 지고 가야겠다.

갈데까지 가볼까.

한적하니 좋드구만.

 서서 수다 떨던 청년이 흘끔흘끔 상처난 내 볼을 쳐다본다.

야쿠자 칼이라도 맞았나 싶은지...

잠시 잊고 있던 상처가 유난히 따갑다.

 

클럽에 돌아와 장군이 방에 내려놓고 first aid room에 가서 상처소독하고 거울을 보았다.

쯧쯧...

기스 났네...

(몇십년만에 쓰는 말이다.)

차라리 오선지를 그었으면 칼 맞은 것 같지는 않을텐데.

 

7년전에 성질 나쁜 울집 냥이가 내 얼굴에 세로로 줄을 그어서

그러고 일주일 넘게 얼굴에 "나 사나운 냥이 키웁니다" 광고하고 다녔는데

이젠

.

.

.

I'm a clumsy cow.

 

집에와서 알로에베라 잘라 얼굴에 대고 문지르면서 식혔다.

 너무 피부가 햇볕에 상해서 IPL치료를 받으려고 약속까지 잡아놨는뎅.

골고루 한다...

 

그러쟎아도 말에 미쳐다니느라 피부관리고 뭐고 전혀 신경 안쓰고 살다보니 많이 망가졌다.

애들이 학교간 사이엔 가장 해가 뜨거운 시간이라 그때 마장에 있어야 하는데

게다가 운전을 하루에 두 시간씩 스트레이트로 하느라 오른쪽 뺨에 중국지도가 그려진 상태였다.

 

말을 타면 저렇게 피부가 망가져...

그런 소리 들을까봐 승마인의 품위유지를 위해 (!) 과감히 피부 개과천선을 할 심산이었는뎅.

상처가 나을때까지 기다려야겠다.

 

 

 

'FYI·정보 > For safety·안전.안전.안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이 마방에서 못 일어날때/cast horse  (0) 2007.10.01
안전승마 하는 법  (0) 2007.08.18
마방 안전  (0) 2006.05.17
도망간 말을 잡을때  (0) 2005.09.28
노끈에 묶어주세요  (0) 200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