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se & People·말과 사람/Kate's Barn·케이트마장

아버지 외승

케이트박 2015. 5. 17. 14:01

 여든 둘이 되신 아버지

그간 마장이나 집을 가꾸시느라 손이 거칠고 까매지시도록 고생이 많으셨다.

게이트볼 치시며 사시다 다 늦게 딸을 위해 애 많이 쓰셨다.

나이가 들어서 부모자식 사이도 대화가 많이 필요하다.

어떤 일이라도 마음에 꿍쳐두지 말고 차근차근 말로 표현을 해야

오해가 없고 느닷없이 감정이 상할 말을 던지지 않게 되는데 그게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라는데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오해가 생긴다.

삼십여년을 부모님과 떨어져 살다 다시 만나면서 우리 가족은 지금도 서로에게서 배우고 있다.

"너"는 "나"의 다른 이름.

깊은 사랑으로 받아지지 않을 것이 무엇이 있을까.

 

역시나 잘코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훌륭한 말이다.

찻길만 빼고는 거의 혼자 다 타고 다니셨다.

나이와 달리 허리가 꼿꼿하셔서 의사에게 대단하시다는 말씀을 듣는 아버지라도

텃밭에 심으신 것 보느라 허리가 며칠 아프셨다나.

오늘 동네 한 바퀴를 태워드리니 허리가 펴지는 것 같다고 무척 즐거워하셨다.

 말을 타는 것만큼 좋은 운동이 어디 있으랴.

 어머니도 태워드리면 좋으련만 무릎 수술을 하셔서 기동이 불편하시고

체중이 무거우셔서 말에 오르고 내리는 것을 내 힘으로는 돕기 어려워 태워드릴 수가 없다.

 

잘코는 발바닥 보호를 위해 부츠를 하고

재갈 없는 굴레로 바깥을 나왔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 말구경을 하고 꼬리 땋은 것을 신기해 한다.

함께 걷기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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