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se & People·말과 사람/Kate's Barn·케이트마장

안장사 댄

케이트박 2015. 5. 4. 19:30

 안장을 새로 맞추고 타면 가죽이 조금 늘어나서 마치 공기가 새는 것 같을 수도 있다는데

이번에 댄이 와서 공기주머니가 새는지 확인을 했다.

내것은 바람이 샌 것이 아니라 새 가죽이 자리를 잡아 펴지면서 다시 공기압 조절을 해야했을 뿐이다.

공기가 혹시 새나 댄이 깔고 앉아서 보고 물에 담궈보았으나 전혀 새지 않았다.

지난번 강풍 때문에 제주에 비행기가 내리지 못해 바로 체크를 하지 못해 이제야 확인한 것이다.

 말의 어깨에 맞추고 허리에 맞추어 앞뒤에 있는 공기주머니를 채워 균형을 잡아준다.

어깨 왼쪽이 꺼져 있으면 왼쪽에 공기를 더 넣고

어깨가 좁거나 넓으면 그에 맞게 조절해주고 공기압을 조절하여 완벽하게 맞는 안장으로 장착해준다.

 

 

공기조절을 해주고 캡을 다시 씌울 때는 반드시 끝을 잘라 다시 씌워야 공기가 새지 않는다.

실험에서 350파운드의 무게도 문제 없이 지탱하는 것으로 나왔다.

 

안장을 놓고 다시 확인.

잘 맞는 안장은 넘나 하나만 깔고 쓰면 된다.

잘맞지 않는 안장은 안장패드를 해도 나아지지 않는다.

 

좌우 대칭인 말은 거의 없다.

좌우 어깨 한쪽이 꺼지고 한쪽이 더 커 강하고 약한 쪽이 있다.

어깨와 궁둥이의 높낮이가 다르기도 하고

말등은 경사가 졌으며 어깨 위 아래가 다르기도 하다.

이런 말에게 좌우 완전대칭이고 바닥이 납작한 안장을 얹으면 어떻게 될까?

오른 쪽이 더 크고 왼쪽 어깨가 꺼졌다.

말에 맞추어 안장을 다 손 볼 수 있는 것이라 만족.

츄비가 쓰던 것을 다시 조절하여 카포테가 쓰게 되어 만족하다.

안장틀이 조절이 되는 것이라 말이 바뀔 때마다 사지 않아 좋고

무엇보다도 말들이 아프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말이 안장을 보면 피하거나 허리를 쑥 꺼뜨리면 안장이 맞지 않아 아픈 것이다.

그런 말들은 등을 눌러보면 아파서 움찔하며 피한다.

안장이 아프면 목을 빼고 고삐를 당기며 온몸을 경직시키는데 이것을 재갈문제라고 생각하여

아무리 재갈을 바꾸어도 안장이 바뀌지 않는 이상 달라지지 않는다.

아마 우리가 말 탈 때 말처럼 아프면 말을 타지 않을 것이다.

잘 맞는 안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피부로 느껴야 알 수 있다.

안장은 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일 것이다.

 

안장은 땅과 평행, 전교가 후교의 중간에 오고 앞 패널 사이엔 손바닥이 다 들어간다.

뒤에서 보면 앞에서 빛이 통과해 들어올 정도로 네 손가락 넓이 만큼 넓어

척추를 누르지 않고 피해 체중을 골고루 분산시킨다.

홍콩 쟈키클럽에는 그동안 한 번 왔다가 다시 돌아오지 않은 안장사들이 많이 있다.

안장을 맞추었는데 결과가 나빠 다시 오지 못한 안장사들이다.

말들에게 허리 통증이 생겨 아파하니까 클럽에서 한 번은 샀었어도 두 번은 안장을 주문하지 않는다.

 

댄은 15년간 매년 일 년에 두 번씩 싱가폴과 홍콩쟈키클럽에 온다.

댄의 이야기대로 그의 안장이 나빴으면 매년 오지 못할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네덜란드에 가장 많이 안장을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그에게 안장이 나쁘다고 뭐라 하는 사람은 없었으나 갖고 싶은 안장, 좋은 안장이라는 인식은 있다.

싼 것 몇개 사도 안맞아 말이 아프느니 차라리 목돈이 들어도 좋은 것을 사서 오래 쓰라고 한다.

 

더마파크에 데려가서 쇼를 보여주었더니 안장을 보고 고개를 젓지만

등자에 발로 지탱하고 서서 조용히 타는 기승자들을 보고는 대단한 균형이라며 사진을 찍는다.

오뽜 강남 스타일~~

 

그리고 부탁 받은 달팽이 마스크를 사러 면세점으로 갔다.

가만히 보니 매사에 준비가 철저하고 꼼꼼하다.

여섯 뭉치를 사길래, 여자친구 1번, 여자친구 2번....하고 놀려주었다.

집에서 재워주고 우리 먹는대로 같이 먹는다.

세계를 많이 돌아다닌 사람이라 싫다는 것 없이 다 잘먹는다.

 알고 지낸지가 벌써 십년이 넘는다.

홍콩에 올 때마다 마장에서 보고 이야기를 하곤 했지만 일에 대한 철학이 철저하다.

열심히 일해 손님을 확보하고 자기 사업을 시작하면서 잘 되었단다.

처음에는 다른 아이템으로 친구와 동업을 했다가 이용만 당했는데 상심하여 포기하지 않았다며

요즘 사람들은 자기 하는 일에 철학work ethics이 부족하고 쉽게 포기를 한다고 한다.

명품은 한 땀 한 땀 흐트러짐이 없어야 명품이다.

자신의 삶을 명품으로 만들려면 한 땀 한 땀 공을 들이고 철저하여 완벽 해야 한다.

 

자수성가하여 크게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남들과 다르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기본이고 좋은 선택을 할줄 알며 크게 성공하려면 운도 있어야 한다.

운이란 그냥 우연히 생기는 요행이 아니라 준비된 사람이 만난 기회이다.

성공은 매일 사는 삶의 태도고 습관이다.

하지만 작은 이익을 따져 조금이라도 손해 보지 않고 살려는 사람,

다른 사람의 순수한 마음을 이기적으로 이용하는 사람,

돈과 말로써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사람은 공감력을 상실한 사람이다.

삶을 정말 잘 산다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가족이든 남이든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그 사람의 인격이다.

실은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 뒤도 안돌아보게 되는 법이다.

말로 흐릴 수 없는 사람의 본질이 보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좋아하는 댄, 동문시장에 가서 회도 먹이고 소주와 막걸리도 먹였다.

매운 것을 어찌나 잘 먹는지 그 매운 제주 고추를 한 개씩 넣고 마늘과 싸서 먹는데

하도 잘 먹길래 안매운줄 알고 나도 먹어볼까 하여 작은 것을 혀에 댔다가 물만 들이켰다.

한라산 소주 흰색이 맛있다나, 소맥을 만들어 마신다.

완전 동네 아저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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