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씨와 이야기 하다가 생각이 나서...
당근, 줄까? 말까?... 라고?
당근을 주어 말훈련을 하느냐 마느냐,
당근을 주면 당근 때문에 사람을 좋아하는 거니까 나쁘다,
주면 버릇이 되어 나쁘다 등등
당근으로 말에게 가르치는 것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내 경험으로는 당근은 사람과 있기를 좋아하게 만드는 하나의 유용한 방법이고
사람이 나쁘거나 귀찮지 않고 오히려 사람=좋은 소식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주어 좋은 것이다.
처음 장군이를 들였을 때 당근을 잘라 주머니에 넣고 불러서 오면 당근을 주어 내게 오는 훈련을 했다.
당근 주는 소리를 내면 오기 때문에 아무도 없는 마장에 풀어놓고 난 밖에서 뛰면서 부르면
뛰어 쫓아오며 같이 놀게 되었고 이내 당근 없이도 같이 있는 걸 좋아하게 됐다.
갑자기 녀석이 놀라 무엇에 홀린듯 정신줄 놓고 뛰려다가도
내가 당근 주는 소리를 내면 바로 멈칫하고는 돌이켜서 아주 여러번 놓칠뻔한 상황에서
다시 붙잡을 수 있었고 일단 이것이 각인된 후에는 매번 주지 않아도 효과가 있었다.
이것을 시작으로 내가 장군이에게는 같이 있고 싶은 사람, 기분 좋은 사람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 종종 칭찬하는 의미로 말과자를 가지고 있다가 잘했을 때는 주곤 했다.
장군이는 내가 무엇을 주어서 나를 좋아한 것이 아니라
같이 있으면 기분 좋은 사람이 되어 마음을 열고 믿고 따르게 되었으며
더불어 잘했을 때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성공했을 때
그에 적절한 보상이 있어 더 신뢰하고 즐거워했다.
처음에 당근으로 시작해서 더 빠르고 즐겁게 서로를 알아가고
그런 과정에 서로 재미있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효과가 좋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서커스나 트릭, 공연등 말 훈련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보상/treat을 주어 하며
수고한 것에 대한 보상은 사람이나 사람 아닌 다른 동물도 좋아하기 마련이다.
혹 사람에게 각박한 사람이라면 동물에게도 각박할 수는 있을 것이나
대개 자기 말에게 후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에게도 후하게 준다.
기본적으로 무엇을 주어서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을 싫어할 존재는 없다.
이전에 어떤 영국인 친구와 이야기 하다가 "영국인은 겉으로는 차갑게 보여도 알고나면 좋은 사람들"이라길래
"일단 알고 싶은 마음이 들게는 해야 할 거 아냐!?"라고 해서 서로 웃은 적이 있다.
당근은 말이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싶게 만드는 요술 같은 힘이 있다.^^
단지, 당근을 주기 전에 반드시 특정한 소리를 내고 주어야
당근을 찾아 아무때나 손이나 주머니를 뒤지거나 물게 되지 않는다.
입으로 시계 똑!딱!하는 소리를 내도 되고, 뽀뽀하는 쪽~! 소리를 내도 된다.
그러면 나쁜 버릇이 생기지 않고 같이 있어서 기분 좋은 사람이 되는 첫걸음을 떼게 된다.
물론 당근 없이도 공평하여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같이 있기에 신나게 기분 좋고 즐거운 리더는 아닐 것이다.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다양하게 있다면 자신에게 편리한 것을 쓰면 되는 것이다.
나는 그저 장군이에게 주고 싶어서 주었던 것이고 받아 먹는 것을 보는게 즐거웠다.
"나"는 그리 중요하지 않고 장군이가 기쁘고 즐거운 것이 좋았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줄 수 있는 것을 일부러 꺼리고 아끼지 않았다.
좋아하는 것을 알면서도 안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미국 말 포럼에서 이런 문제를 토론하는데 한 여자가,
"어쨋든, 말에게 당근을 주지 않는 사람은 돈을 쓰지 않는 남자친구를 가진 여자와 같이
- 재미없다" 라고 적어 웃은 기억이 있다.
그저 나의 사랑하는 대상인 장군이가 즐거운 것이 좋아
당근이고 과자고 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말은 어쨋든 사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당근을 주던 안주던.
주고 안주고는 개인의 결정이고 이것을 좋다 안좋다 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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