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우리나라 개인 마장에서는 마방을 청소하고 나서 이렇게 베딩을 가운데에 몰아
산처럼 쌓아두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에 내 마장에 와서 일을 하게 된 학생 하나가 마방청소를 시켰더니
베딩을 가운데 산처럼 쌓아두고 주변은 바닥까지 드러내놓아 깜짝 놀랐다
마방청소한 결과가 깨끗하지 않아서.
여러군데 가서 일을 하며 배웠다는데 마장에서 이런 방식으로 청소를 한다는 것은 의외였다.
마방청소 하는 방법은, 먼저 똥과 오줌을 거두어 낸 다음, 흩어진 건초들을 거두어 내고
거두어 군데군데 빈 자리는 주변의 깨끗한 톱밥으로 당겨 평평하게 메꾸고
부족하여 바닥에 드러난 부분은 벽쪽에서 앞으로 당겨 펼쳐놓는 것이다.
그리고 새 톱밥을 가져다가 벽 세 면에 붓고 골고루 평평하게 깔아준다.
그래서 늘 깨끗한 톱밥이 가장자리에 있고 젖지 않고 마른 톱밥이 마방에 펴있는 것이다.
바닥이 보이지 않도록 모두 일정하게 깔아주어야지
말이 나중에 바닥을 헤친다고 가운데 몰아서 말이 알아서 펴라고 하는 것은 이상한? 생각이다.
이런 곳에서는 말이 네 발 다 편하게 서 있지 못하여
마방에서 장안을 할 때도 균형있게 서지 못한다.
서 있기도 불편하고 바닥이 불편하여 쉽게 눕지 않는다.
외국 마장엘 다녀 보았어도 그렇게 바닥을 깔아놓는 곳은 우리나라 마방외에 보지를 못했다.
(말타는 대마장에 말이 펜스를 따라 다니도록 교통콘을 세워 트랙을 만든 곳도 없었다.
초보자도 넓은 대마장에서 그냥 배운다.
대마장에서도 안전하게 말이 운동할 수 있어야지 가두어 놓고 타라고 하는 것은 이상한 생각이다.
오히려 떨어지다 펜스 위에 떨어지거나 하면 어쩌라고?
말이 트랙을 따라 다녀야만 할 정도로 안정되지 못한 말들이라면 내놓지 말아야지.)
마방청소의 문제는 정작 그렇게 산처럼 쌓아
새것을 깔아놓으면서 더려운 것과 뒤섞어 놓는 것인데
제대로 잘 거두어 내지 않았는지 어두운 색의 베딩과 섞여(오줌이 묻어 젖은 상태)
전체적으로 다 어두운 색의 베딩이 되어 버려 냄새가 그대로 난다는 것이다.
매일 오줌을 쌀 때 마다 거두어 내어 젖은 것이 하나도 없어야 하고
매일 쓰는 마방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은 베딩을 거두어 내고 물로 청소를 해야
바닥에 젖은 오줌 냄새가 제거 된다.
마방에만 지내는 말들이 왜 제차부란이 자주 생기는가 말이다.
자주 청소 해주지도 않으면서 말만 꺼내어 타면
마방에서 매일 거의 스무시간 이상 지내는 말들은 바닥에서 올라오는
암모니아 냄새 때문에 눈도 따갑고 숨을 쉬기 힘들다.
말도 누워서 매일 40분은 자 주어야 하는데 냄새 때문에 바닥에 누울 수가 없다.
오랫동안 누워 자지 못하면 서서 졸다가 쓰러지든가
사람을 태우고 운동할 때 기운이 없거나 발을 헛디딜 수 있다.
말이 편해야 눕는데 누울만큼 편하지 못해 잘 쉬지 못한다.
특히 창문이 없는 마방은 냄새가 몹시 심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잠시 들어가 서 있기도 힘든데 우리보다 후각이 예민한 말이 어떻게 누워 쉴까?
바닥에 떨어진 건초를 먹을 때도 냄새 때문에 눈이 따갑다.
이거 말이 잠시라도 편하게 살 수가 있나...?!
우리가 그 방에서 먹고 자야 한다면 어떨까 말이다.
말 타는 것은 승마와 관련된 일중 극히 일부분이다.
빙산의 일각이라고 하면 심한 표현일까?
말이 잘 관리되려면 많은 시간과 배려. 노동이 필요하다.
마장이나 학교에서 귀한 말을 제공하면 말을 타는 손님이나 학생들은 말을 아껴주어야 한다.
왜?
말이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편안해야 사람이 탈 때 안전하여 즐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의 행동이 나쁘다고 탓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이유가 뭔지 생각하는 염량은 있어야 한다.
마장에 올 때마다 말만 꺼내어 한시간 내내 뺑뺑이 돌던 사람이
자신의 말이 생기니까 그때부터는 말에 관해 호기심을 갖고 배우려 하고 이것저것 사주기도 하며
아끼기 시작하는 것을 보게 된다.
자신의 것은 누구나 아끼는 일이겠지만, 자신이 소유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비용을 지불하고 아끼는 말이고, 생계를 의존하는 생명이다.
하지만 마장주조차 아끼지 않는다면 그 말은 한때 어미가 아끼던 이쁜 새끼였다는 건 기억해보자.
잘 먹지 못하며 일하는 고생하는 말로 태어나도록 선택한 말이 있을까?
아니, 당신이 말이라면 어떨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