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se & People·말과 사람/Kate's Barn·케이트마장

10월 마장

케이트박 2016. 10. 26. 18:50

올 시월은 날씨가 꽝이다.

태풍도 와서 난리를 치고 가고 거의 매일 날이 흐리고 비도 오락가락.

아직 지붕을 다 고치지도 못하고 겨우 굴뚝이나 다시 만들고 담 허물어진 곳을 쌓았다.

관리 하시는 아저씨가 몸이 좋지 않으셔서 내가 점심부터 저녁까지 마장일을 한다.

게다가 잦은 비로 창고에 쌓아둔 건초에 곰팡이까지 피어 일일이 다 털고 상한 것 골라 버린 후에

건초망에 담아 주니 속옷과 양말 속까지 건초가 들어간다.

창고가 오래된 흙/돌 창고라 제습기를 두 대나 틀어놓아도 별로 효과가 없다.

차라리 컨테이너가 낫다.


아침 나절에 해가 나서 하루종일 그럴줄 알고 은행에도 가고 다른 일을 보다

오후에나 카포테를 타고 잘코는 데리고 걸려 나가려고 했는데

오후가 되니 비가 오기 시작해서 ㅠㅠ 밤에도 온단다.



며칠전 잘코가 절어 수의사님을 불렀는데

잘코는 슬관절이나 고관절이 좋지 않은 것 같아 체중감량을 더 해야한다고 하신다.

아주 구체적인 검사를 하려면 여러가지 (복잡한)절차와 비용이 많이 드는 모양이다.

아직 그리 나이가 많지 않으니 일단 진통제를 놓고 좀 더 관리하며 지켜보다 

자꾸 문제가 되면 그때는 제대로 검사를 해야 할 것 같다. 

나름 둥글둥글한 것이 잘코스러워 난 보기가 좋았는데 아마 무리가 가는 모양이다.

지난달 체중을 줄여 조금씩은 다 줄었는데 잘코는 더 줄여야 한다.


먹일 수 있는 진통제를 처방 받을 수 있을줄 알았는데

홍콩에서 흔히 처방 받을 수 있는 뷰트같은 먹일 수 있는 간단한 진통제조차 

아직 우리나라에는 구할 수 없다.


 아니 말산업 추진한다며  

정작 말 관리에 필요한 이런 간단한 기본약품, 그리고 편자하는 말에게 기본인 파상풍주사 

제발 국내에서 구입 가능하게 좀 하자.

살 수 없고 구할 수 없는 마필 기본약품이 많은데 이것 좀 고쳐야 될 것 아닌가.


건초망을 세 개나 어께에 메고 마방에 가져다 주고 물을 채워 준 후 

집에 돌아가기 전에 다시 한 번 녀석들을 본다.

번거롭기는 해도 마방에 톱밥을 깔아주니 녀석들이 편한지 들어 가자마자 오줌을 눈다.

힘은 들어도 말들이 편하게 지내니 나도 즐겁다.

사랑은 나를 퍼주면서 행복한 것인가 보다.

내 시간과 돈, 손아귀 힘, 내 팔뚝의 힘까지 다 해 돌보는데도 좋다.

난 어쩔 수 없이 엄마인가 보다.


찌푸린 하늘을 보면서 이번엔 많이 놀지 못한 것이 못내 서운하여 슬그머니 화가 난다.

뭐야, 일만 하다 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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