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se & People·말과 사람/Kate's Barn·케이트마장

아침에 쓰는 일기

케이트박 2016. 11. 19. 06:03

저녁 여섯시면 밤 아홉시처럼 깜깜해서 일찍 쓰러져 잔다능...

그래서 아침에 쓰는 일기.


오후에 비가 온대서 부지런히 말을 타고 당나귀까지 산책을 시켰다.

잘코가 쉬느라 요즘 바빠진 카포테, 워커에서 운동도 하고 마장에서도 운동 하고

또 나를 태우고 나갔다가 산책까지 나간다.

그동안 놀다가 어제 고단했는지 새벽에 보니 아주 길게 누워 잔다.

아저씨가 워커 돌려주시는 동안 같이 걷는 카포테.

오후에 비가 바로 내리지 않아 데리고 걸리면서 여유가 좀 있었다.

나이 들어가면서 망가지는 얼굴도 말 옆에서는 상관 없다.

아것도 기념이다. 찍어두자.

동네에서는 귤 수확이 한창이다.

다음은 울집 나이든 어망 오사.

땅바닥에 누운 자국 먼지만 털고 산책 하자고 걍 끌고 나옴.

피부 치료 하느라 목욕을 자주 했더래서 근래에는 아예 하지 않고 솔질만 해주고 있다.

피부가 다 나았으니 회복하도록 비를 피하게 해주고 샴푸는 안하고 있다.

약물 샴푸를 하도 해서 몸에 손만 대도 싫어했는데 요즘은 짜증내지 않는다.

낯선곳에서 긴장하면 파닥거리지 않고 오히려 천천히 걸어 느리다.

하도 느리게 걸어서 - 장금이가 더 빠르다 - 따로 걸렸다.

길가다 풀도 먹고 노닥거리며 한시간 넘게 걸었는데 조바심 없애는 훈련에는 최고다...!

길가에 핀 작은 국화, 이쁘게 꽃아주고,

꽃보다 말.

점심 먹고도 비가 오지 않아 한꺼번에 사각마장에 넣고 단체로 뛰게 했다가

하나씩 골라 뛰게 했다 하면서 귀찮게 했다.

"서있으면 살쪄. 걸으라구!"


다들 횡목을 넘으면 쉬게 하고 장금이도 횡목을 넘게 했다.

몸에 덕지 덕지 감은 것은 파리 때문에 약을 발라 감아 둔 때문이다.

배에 상처 때문에 털을 깎고 허브크림을 두껍게 발라 놓았다.

잘 씻긴 후 다리에는 시원한 허브로션을 잔뜩 발라 토시를 신겨 테이프로 감아 놓은 것이다.

자꾸 흘러내려 바지를 만들어 줄 궁리중이다.


그러고 보니 남자녀석들은 둘이네.

동시에 쉬야를 하는 것을 찍으려니 장금이가 냉큼 가린다.

눈치가 없이 뛰어든 능청스러운 당나귀 아줌마.


Love me, love me, I'm lovable!!

다른 강쥐들 이뻐하는 꼴을 못보는 질투의 화신 물개, "나 사랑해줘"라고 한다.

아무리 많이 끌어안고 뽀뽀해줘도 부족하다는 사랑 스폰지.

사람을 일케 좋아하는 강쥐는 처음 본다.


하도 차를 따라 다니며 짖느라 동네 아저씨들이 화를 내서 묶어둔 향단이.

오가는 울집 꽃님이와 곰식이에게 하도 짖고 싸움을 걸어 겸사겸사 잠시 묶었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개라 미안하지만 이틀을 묶어두고 엊저녁 풀어줬다.

어디로 쏜살같이 뛰어가든데 오늘 하는 것을 봐서 다시 묶든가 해야 할 것 같다.

풀어주기 전에 설명은 잘 해줬건만 말을 들을지는 모른다.


오늘 제주시 날씨: 아침 9시쯤 비오고 계속 흐림.

오늘도 열심히 살자...놀자(주말이지...!)

좋은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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