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보니 삼월이는 밤새 잘 지냈다.
준 건초는 다 먹지 않고 풀을 많이 뜯은 모양이다.
날이 춥지 않아 혼자 밖에 따로 있었어도 괜찮았다.
어제 삼월이 걱정이 되어 수의사님께 물어 보았더니 아침에 수의사님이 보고 가셨단다.
다 괜찮다시니 새끼만 잘 낳으면 된다.
점심 시간에 풀밭에 풀어주었더니 삼월이는 풀밭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아 따로 두었다.
보통 새끼 낳기 전부터는 무리에서 좀 떨어져 지내는데 삼월이도 혼자 있고 싶어한다.
그래서 따로 건초를 주고 사료도 주었다.
소금블럭을 벽에 달아주었었는데 그리 많이 먹지를 않아 굵은 소금을 뿌려주다가
덩어리 소금을 사서 먹이통마다 하나씩 넣어주었다.
알아서 먹으셤.
아저씨가 감기기운이 있으셔서 들어가시라 하고 오후에 내가 마장을 지키며 일을 했다.
내친김에 또다시 못쓰게 된 건초를 기계로 잘라 버렸다.
작두로 하다가 이것을 쓰니 너무 편하다...조금 무섭긴 해도 조심에 또 조심을 해서
젖어 딱딱해지고 곰팡이가 슬거나 변색이 되어 부스러진 곳을 넉넉히 잘라냈다.
올해 가을까지도 그렇게 비가 징하게도 오더니 건초더미에 곰팡이가 슬었었다.
몇년간 창고를 써왔지만 곰팡이가 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혹시라도 잘못 먹고 산통 오면 안되니 털고 자르고 하여 많이 버렸다.ㅠㅠ
전기톱(?)을 쓰니 마치 남자가 된 기분...이것도 내 나이엔 괜찮다.^^;;
벽에 너무 바짝 갖다 붙여서 흙벽돌에 흐른 빗물에 젖어 뭉쳐진 건초.
아저씨께 부탁은 해놓았지만 내가 하나라도 해놓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다는 못하지만 많이 정리해놓았다.
오후에 블루그래스 두 팔레트가 들어왔다.
마방 옆 새 창고에 밤에 줄 블루 두 팔레트와 티모시 한 팔레트 들여놓고
비가 오는 날 말들이 마방에 지낼 때 가까운데서 꺼내주면 멀리서 나르지 않아 힘이 덜 든다.
돈이 드는 만큼 마장이 참 좋아지고 있다.--;;
아침에는 카포테 운동시키고 잘코를 타고 나갔다.
모처럼 날씨가 화창하여 말등에서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다; "날씨 쥑인다".
잘못 눌렀는지 다른 분에게서 날씨가 좋다는 뜻인지 나쁘다는 뜻인지 물어오셨다.ㅠㅠ
오메...말등에서 문자할 것이 아니당.
돌아오는 길에 내려 집 마당에서 귤 몇개를 따 잘코에게 주고 나도 까먹으며 마장으로 돌아왔다.
귤을 너무 좋아하는 잘코, 입에서 귤즙이 줄줄 내 옷과 헬멧에도 묻었다.
집에만 두기 미안해서 데려나온 재롱이.
오사 등에 올려 놓으니 싫어하여 (은근 까다로운 언뉘말)
카포테에게 올려놓았다가 장금이에게로 와서 올려놓았다.
마방 문까지 여는 똑똑하고 귀엽게 능청스러운 장금이.
너는 뭐냐?
당나귀 짧은 목도 일케 유연함.
오후 다시 카포테를 타고 나서 늦게 장금이에게 올려 타려고 했던 안장을 잘코 등에 얹어 탔다.
가볍고 말의 체온이 느껴져서 좋은데 내 좌골에 눌려 아파할까봐 잠깐만 타고 내렸다.
웨스턴이라 복대 잠그는 것이 쉽다.
작은 복대를 구해 장금이에게 쓸까보다.
안장만 얹고 찰칵.
나는 마필용품 얼리 어답터.
절포와 타올을 빨아 널고 건초망에 건초를 담아 매달아 주고 퇴근.^^
마장에서 하루종일 꼼지락 거려도 시간이 어찌 빨리 지나는지 모른다.
오늘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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