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삼월이가 잘 먹지도 않고 멍하니 서있다.
눈도 부었고 잘 먹지도 않아 걱정이 되었다.
포유기간이 340-360일 정도라 하나 전후로 1주일씩은 언제고 낳을 수 있다니
삼월이도 이제 언제라도 새끼를 낳게 될지 모른다.
정확한 날짜는 암말 맘이란다.
젖은 단단하고 아직 초유가 맺혀있지 않아 임박한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일단 뭔가는 다르다.
하여...얼른 물청소한 마방 옆에 넣어 놨는데 삼월이를 찾을 장금이를 옆방에 넣었다.
분명히 따로 두었는데 한시간 뒤에 보니 같이 방에 있다.
잠그고 다시 후에 와보니 또 같이 있길래 방에서 지켜보니 장금이가 문을 밀고
잠근 쇠줄의 고리를 입으로 여는 것이다.ㅠㅠ
장금이 때문에 못살아... 옆에 있는데 뭘 죽자사자 같이 붙어 있으려고 하는지.
비가 그치니 장금이와 삼월이가 심심해서 밖을 쳐다보고 지루해 한다.
그사이 카포테는 삼월이를 찾으며 부르고 난리를 친다.
웬 수말 행세??
장금이만 내려놓고 오후에 카포테 운동 시키고 목욕시켰는데 여전히 삼월이쪽을 보며 찾는다.
삼월이가 카포테를 좋아하는줄만 알았더니 이녀석도 삼월이가 좋은 모양이다.
오사나 잘코를 따로 떼어두면 그렇게 찾지도 않을텐데.
다리에 오물이 묻길래 씻은김에 발토시를 신겼다.
앞다리 것은 조금 느슨해 보이는데 뒷다리는 잘 맞아 흘러내릴 것 같지 않다.
수건으로 잘 말려주고 습기를 빨리 제거하려고 플리스를 입혔다.
몸에서 김이 모락모락 난다.
비가 오는데 잘코도 운동을 시키다가 내가 젖는 바람에 오래는 못했다.
삼월이는 결국 다시 카포테가 볼 수 있도록 아래 풀밭에 내려놓고서야 녀석이 조용해졌다.
아...녀석들 등쌀에 내가 몬살아. OTL
암말들은 새끼를 낳기 전에 혼자 떨어져 지내니 삼월이를 그냥 풀밭에 풀어 두었다.
혼자 있어도 말친구들을 찾지 않고 풀 뜯으며 잘 있는다.
날이 차지 않아 눈 딱 감고 오늘은 그냥 거기에 두고 저녁을 주고 왔다.
그럴리는 없지만 혹시라도 새끼를 낳으면 푹신한 풀밭이고 건초를 준 한켠은 구석지고
바람도 막아주는 조용한 곳이니 괜찮을 것 같다.
아저씨께 초유가 맺힌 것이 보이면 바로 방에 넣어주십사 했는데
그러면 또 카포테가 난리를 치고 장금이는 문 열고 삼월이 방에 들어갈 것이다.
일단 문을 못열게 수를 써야겠다.
떼어 놓았다가는 밤새 꺼억꺼억 소리에 동네에서 민원이 빗발칠 것이다.--;;
오사 대신 옆방에 카포테를 같이 둘까?
내일 시도를 해보고 결정해야겠다.
다기능을 못하는 인간이 두 섬을 번갈가 다니며 양쪽 생활을 하려니
어느 한군데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아 힘들다.
말녀석들 운동도 많이 못시켜주고 이번에 삼월이 새끼 낳는 것도 못보고 가게 될 것 같다.
올해는 몇달간 집수리를 할 일정이 잡혀 연말 연시 집안일로 무척 바쁘게 되었다.
짬이 나는대로 나가 소금덩어리, 당근 세 박스를 사고 공업단지에서 샤워기를 사고
부근의 자동차 서비스센터에 들렸다가 돌아왔다.
스스로 지운 인생의 짐들과 벌여놓은 일들이 가끔은 너무 버겁다.
자질구레하게 바쁜 일상...매일 아프지 않고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자꾸 마음을 고쳐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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