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장 매립공사가 엊저녁 끝났다.
매립만 끝났다...이제 일 년을 기다렸다가 땅이 자리를 잡으면 그때 사각마장을 만들 예정이다.
돌을 워낙 많이 부어 물 빠지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
제주에는 흙보다 돌이 더 많아 흙값이 비싸고 좋은 흙은 늘 나오는 것이 아니라
돌로 메꾼 위에 흙을 많이 뿌리지 못했다.
지대가 워낙 낮아 25톤 트럭 340대 들어갔다.
정말 공사는 지긋지긋한데 마음에 들게 하려니 자꾸 일을 벌이게 된다.
창고 앞으로 돌을 많이 부어 여기다가 사각마장을 만들고 나머지는 풀을 심을 것이다.
다음주에 씨를 사다 뿌리고 파이프로 펜스를 쳐서 말이 나가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이번에는 라이그래스,오차드를 섞어 뿌릴 생각이다.
일요일은 내가 마장관리를 하느라 즐겁게 바쁘다.
말녀석들 먹을 것 주고 씻기고 따로 있는 희망이 돌보며 하루를 보냈다.
희망이도 씻겨주고 약바르고 더러워진 파리옷 세탁하고 빨아놓은 옷 입히고 마방청소하고...
사료를 잘먹어 회복이 빠른지 1.5kg씩 영양제 섞어 하루 세 번 주는데 매일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
사료 먹을 때랑, 내가 안보이다 나타나면 클클클 하면서 좋아한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잘 걷고 상처도 많이 나아가고 있다.
꼬리 아래 구멍도 하나만 남았는데 그것도 나아지고 있고 소독은 발굽까지 잘 해주고 있다.
파리가 어찌나 많은지 옆에서 파리도 잡아주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바쁘게 움직였다.
요 며칠 급다여트 중인 울 애들.
어젯밤에는 이녀석들이 탈출해서 꽃도 밟아놓고 사무실 뒤에서 서성거리다
마침 내가 cctv를 보고 발견하여 밤에 뛰어가 도로 넣어놓고 쇠사슬로 문을 잠그고 왔다.
이러니 마장 안에 집 짓고 살아야 돼...--;;
그것도 공사다...ㅠㅠ
그래도 그것은 나의 소원...나중에 또 공사를 할 것 같다.
꼬리에 털이 새로 나고 있는 희망이.
피부 상태가 좋지 않아 홍콩에서 사 온 아로마테라피 오일을 발라주었다.
너무 건조하고 피부가 일어난 상태라 천연오일을 발라주면 낫지 않을까 싶어서
꼭 sweet itch뿐만 아니라 여러가지에 좋다는 것이라 하여 듬뿍 발라주었으니
더 바르지는 않고 일주일 후에 어떤지 봐야겠다.
녹색 기름인데 흔한 아로마테라피 오일 냄새가 난다.
잡초를 손으로 몇시간 뽑았더니 금새 손가락 근육이 굵어지고 마디가 아프다.
맨손으로 하니 손바닥이 거칠어져서 요즘은 장갑을 끼고 일을 하지만
이미 내 손은 곱게 가꾸기를 포기한 손이다.
그래도 이게 좋은 걸 어쩌...!
손 가꾸는 건 호호 할머니가 되어서 해도 된다.
지금 아직 건강하고 힘차게 걸을 수 있을 때는 씩씩하게 하고 싶은 것 하고 살자.
어제와 오늘 마방 안에 메뚜기가 한 마리 들어와 귀하신 몸 밖으로 내보냈다.
내 마장엔 많지는 않아도 밤에는 반딧불이 몇 날아다닌다.
주변에서 감귤 나무에 약을 쳐서 진드기는 없지만 메뚜기나 반딧불을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올해 이 동네에 새로 만든 비닐하우스들이 많아져
우리 마장에 메뚜기나 반딧불이 늘어나지 않을까 내심 기대도 된다.
오늘은 달빛이 제법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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