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맥을 먹으러 신발 신고 밖으로 나온 희망이, 발걸음이 즐거운 마음만큼이나 가볍다.
아직 아기 머리카락처럼 올라오는 가운데 풀을 밟으면 안돼서
줄에 끌고 같이 서있어야 하지만 장군이 이후로 처음 다시 해보는 일이라 기분이 묘하다.
가운데는 스프링클러를 틀어놓고 가장자리 많이 자란 곳의 풀을 먹인다.
삼월이 이빨에 까진 상처가 몇군데 있다.
야무진 것 같으니라구...
많이 먹지는 않아 데리고 돌아오니 신발을 신은 채 모래바닥에 벌러덩 눕더니
흐흐흥~~ 하는 소리를 내며 일어난다.
사람의 말로 하자면, "에구구구..."
카포테와 잘코의 운동 후 심심할 삼월이를 잠깐 운동시켜봤다.
발걸음이 아주 나는 듯 속보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아이구 귀여운 거..."
열일곱살 아줌마지만 발걸음은 아직도 사뿐사뿐 날아다닌다.
저녁이 되어 사료를 조금 넣어 주니 셋이서 하는 그릇 싸움이 재미나다.
삼월이가 이빨로 끌어당기면 카포테가 도로 제 앞에 당겨놓고
애먼 장금이는 밥그릇 싸움에 다칠라 슬쩍 피했다가 다시 돌아온다.
잘코 같으면 멀리 쫓아냈을텐데 카포테는 참 성격이 좋은 대장이다.
같이 먹지 쫓아내지 않는 것을 보니 역시 다른 말들이 좋아할 스타일이다.
오늘은 나중에 나 가고 없을 때 말녀석들 주라고 비트펄프와 사료, 당근을 많이 사왔다.
저녁이 되어가 말녀석들이 먹을 것을 기다리고 서있으니
건초망은 서씨 삼춘이 달아주시고 난 스프링클러 물을 잠그고 집으로 돌아왔다.
혼자 재미나서 쓰는 일기지만 손이 거칠고 굵어지면서 하루를 보내는 마장 이야기가
나는 더없이 좋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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