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se & People·말과 사람/Thoughts·승마인 생각

한국 초보 승마인의 질문에 대한 나의 소견

케이트박 2010. 8. 28. 08:31

아마 초보자들이 승마를 배우기에는 아직 일정한 승마문화가 정착된 것이 없어 혼란스러운 것 같습니다. 저야 한국 상황을 잘 모르지만 몇군데 가서 보고 타고 이야기 듣고 승마인들과 대화해서 알게 됩니다.  속한 카페에 질문이 올라왔는데 그런 사정입니다.  국내에 계신 분들이 더 상황에 적절한 이야기를 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댓글로 쓴대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말 위주 승마 위주로 나뉘어 지나요? 제생각은요, 말이 건강해야 안전하고 오래 탄다는 것입니다. 말이 아픈데 어떻게 운동하겠어요... 몸이 아프니 지시를 거부하고 우격다짐으로 타면 위험할 수도 있죠. 승마는 그 자체가 말과 사람이 함께 하는 운동이죠. 더 나아가자면 함께 춤추는 것과 같아요. 때려서도 춤 출 수 있긴하죠.ㅎㅎ 달리는 스피드가 좋다면 굳이 말 보다는 오토바이가 더 신나지요. 말도 사람처럼 다 느끼고 다 아픕니다. 파리가 앉아도 피부가 예민하게 반응하죠. 유럽의 농부들도 전엔 말이 건강해야 오래 부리니까 잘 보살폈답니다. 즐겁고 안전하게 타는 것이 제일이죠.

 

말은 아이들과 같아서 그렇다 아니다가 항상 같아야하고 확실하게 이야기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저는 "교감"으로 한다고 하는데 아이들을 제압해서 가르치는 것이라기 보다는 알아듣게끔 야단칠때는 알아듣게 확실히 야단치고 달랠때는 달래서 기꺼운 협조를 얻어 같이 운동한다는 말씀일 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말과 시간을 많이 보내며 타야합니다.

말을 모르고 탄다면 제주에서 조랑말을 타보는 것이 몽고까지 가는 것보다는 쌀 것 같습니다.^^ 모르고 타면 얼마나 무서울까요, 달리는 동물인데...작다고 덜 다치지 않습니다. 빨리 달리는데서 떨어지면 지면과 가까와 팍 꾲힐 수 있으니까요.ㅎㅎ 처음 두어번 승마레슨 받고 얹혀만 가는 수준에서 말 위에 올랐었는데 혼자 말이 혼자 걸어가고 속보를 하니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릅니다. 모르고 타시면 다치기 아주 쉽습니다. 소금 서말을 먹어야 짠 걸 아나요...ㅎㅎ 다치면서 배우시지 마세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마장의 환경에 따라 외승만 하는 사람과 마장에서 연습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고 있을 수 있습니다. 외승 여건이 안되면 하고 싶어도 못하겠지요. 그리고 승마는 즐겁고자 자기가 원하는대로 타는 것이니 저처럼 마장에서 타기 싫증난 사람이면 외승만 다니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제가 다니는 홍콩쟈키클럽은 많은 유럽인과 그외 다른 서양인들과 홍콩인들인데 대개 두가지로 나뉩니다. 몇명을 빼곤 거의 다 마장에서 드레사지 또는 점핑 연습하고요 주로 저처럼 멀리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듭니다. 대개는 마장에서 40분 연습하고 20분은 마장안의 넓은 들판을 걷다옵니다.외승도 안전을 위해 구보는 거의 하지 않고 평보나 속보로만 갑니다.  구보를 하면 신고가 들어와 클럽 안팎에서 말썽이 생깁니다. 외승을 하려면 말을 아주 잘 타서 어느 상황에도 안전하도록 할 수 있어야 하니 몇번 타고 나간다면 돌발상황이 많은 외승을 한다는건 아주 위험합니다.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 많지 않고 혹 말이 놀라 튀었는데 낙마를 해서 말을 놓치게 되면 여러사람 위험하고 불편하게 합니다. 클럽에서는 말과 사람 찾으러 나가야지, 말이 도로에 뛰어들지 않도록 해야지, 사고라도 나면 경찰 오지, 해결해야지...등등  주민들에게 불편과 불쾌감을 유발하지 않도록 마분도 내려서 치워주고 가야지..외승이 책임없이 즐거운 놀이가 아니지요. 차량들도 말과 기승자를 배려해서 서행해주는 사람들은 한국에서 하나도 못 보았습니다.--;;  서로 배려해야 합니다.)

 

제가 다니는 곳은 거의 퇴역경주마라 밖에 익숙치 않은 말들은 잘 놀래서 많은 시간 할애해서 말을 잘 알고 탈줄 모르면 외승을 데려가려 하지 않기 때문이죠. 출근하기 전후에 잠깐씩 와서 타고 가니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타고는 싶고...그러니 한두시간을 마장 안에서 타게되지 데리고 걸리고 밖으로 나가는 훈련할 시간이 없어서들입니다. 못타서도 아니고 굳이 싫어서도 아닙니다. 다들 잘 타는 사람들이지만 말과 땅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적고 밖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훈련 시킬 시간이 없어서입니다.

저는 말과 보내는 시간이 너무 좋아서 땅에서도 많이 시간을 주고 간혹 게으름을 떨치고 자세도 고치며 잘 타야지 생각이들면 레슨도 받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제일 즐기는 것은 말을 타고 밖으로 나가서 말이랑 혼자 풍경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그저 즐기다 오는 것입니다. 이렇게 타는 것은 어떤 스스로의 압력도 없고 스트레스도 없습니다. 그저 자기가 좋은 스타일로 타고 즐기면 됩니다. 간혹 같이 갈 친구들이 있으면 수다도 떨고 서로 말을 타고 걷는 것으로도 너무 즐거워합니다. 중요한건 말에 대해 잘 아셔야 하지요...

 

자신이 잘 탄타고 과시하거나 못탄다고 부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즐기시면 됩니다. 남이 무슨 상관이에요... 승마는 평생 배우는 것이고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