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se & People·말과 사람/Kate's Barn·케이트마장

마장에서

케이트박 2016. 3. 4. 21:24

팔자 늘어진 녀석들, 낮잠을 청하고 있다.

..."니는 말을 키우나, 돼지를 키우나?"


내가 가까이 가니 하나 둘 일어난다.


지화 위에도 앉았다가 잘코 위에도 앉았다가 이리저리 말참견 하러 다닌다.


지화


접어 모은 발이 귀엽다.


두둥실 잘코



잘코는 늘 말수가 적다.


장금이


같이 따라나선 물개, 공연히 말들한테 짖어본다.


시끄러워도 장금이는 꿈쩍도 않는다.


너무 먹어 지방이 쌓여 주저앉아버린 갈기...안습.

어쩌다 이지경까지 되어 내게 왔나...ㅠㅠ

누가보면 내가 그렇게 만든줄 알겠다.ㅋ


귀여운 다리, 발


목을 지긋이 미니 짐짓 못이긴체 옆으로 드러눕는다.

눕고 싶었지...


완전 졸리...


쭈욱 뻗은 지화, 우아한 말이지만 누우면 우스꽝스러워진다.

서씨삼춘이 처음에 말이 누워 자는 것을 보고 죽은줄 아셨단다.ㅎㅎ

오래전엔 나도 그랬었지.

누워서도 할짓 다함.


물개

한동안 묶어 놓았더니 밝기만 하던 녀석이 전에 없던 표정이 생겼다. ㅠㅠ

짜증 날 때 입술 한쪽이 찌그러지는 이상한 표현이다.

미안해...이젠 다시 묶지 않잖아.

남의 집에 들어가서 다른 강쥐 먹을 것 빼앗아 먹지는 말아라.

그 할망이 묶어키우라 했다가 고물상 아저씨가 너 못키우겠다고 나한테 주었잖니.


낮에는 돌아다니고 밤에는 금이랑 펜스 안에서 논다.

사나운 금이는 콧잔등 털이 다 빠지도록 꽃님이와 피터지게 싸워 넓기는 하지만 펜스 안에 산다.

그래서 베프인 물개가 밤에는 같이 지내면서 외로움을 달래준다.

물개는 기쁨조.ㅋ


새끼 여섯을 낳은 향단이...이제는 마장식구다.

처음 며칠은 경계를 하더니 이제는 새끼들을 두고 돌아다닌다.

말도 강쥐도 사람도 행복한 곳, 내 마장이다.

내 한 몸 만  건사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 부대끼며 살아간다.

나중에 돌아보면 잘한 일이고 행복한 일이었다고 할 것 같아 고단하지만 감사하다.

염려로 머리가 복잡하게 돌아가다가도 순수한 이녀석들을 보며

나도 지난 일들나 감정에 발목 잡히지 않고 늘 현재에 살아가야지 하고 스스로 다짐하며 즐기고 있다.


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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