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se & People·말과 사람/Kate's Barn·케이트마장

마장

케이트박 2016. 5. 6. 17:47

봄맞이 대청소를 하며 물건들 먼지 털어내고 닦고 세탁하며 지내느라

손이 다 거칠어졌다.

십년간 문제 한 번 없이 잘 써온 안장 둘, 그리고 2년 된 안장 하나, 몇달 전 중고로 산 큰 안장 하나.

정기적으로 틀을 손봐 말의 몸에 잘 맞게 맞추어 쓰고 있다.


자질구레한 마장 살림들.

각종 연장과 도구둘은 저 럭셔리한 중고 대리석이 얹힌 드레서에 들어있다.

마장에 이것저것 만들고 지으면서 쓰고 남은 것들이라 종류도 다양하다.

바닥을 시멘트로 해야하는데 건초를 다 먹어갈 때 즈음 하려고 기다리는 중이다.

마장을 정리하고 깨끗하게 하려니 일이 끝이 없다.

저울은 매번 말들 건초를 달아주는데 쓴다.

장난꾸러기 소심이, 주인이 데리러 곧 온단다.

엄마와 가장 오래 같이 있는 제일 행복한 강아지다.


잘코와 모처럼 동네를 돌아다닌다.

동네에는 이런 길이 아직 많아 꼭 신발을 신겨 나간다.

제주에는 이런 말 신발이  필요하다.

발걸음을 무척 조심하는 잘코가 안심하고 잘 걸어 마음에 드는 제품이다.


마장에 가까와지자 내려 복대를 조금 느슨하게 해주고 함께 걸으며 칡잎도 따 먹여준다.

말 잘 듣고 따라줘서 고맙다.


길가에 다 자라 여문 라이그래스를 먹으며 걷게 해줬다.

밤새 풀밭에서 지내니 덩어리가 찰지고 푸르다.ㅎㅎ

잘코가 밖에 나가기 전에 떨어뜨린 것이다.

전에 장군이에게서 종종 볼 수 있던 것이었다.


마당에 핀 꽃들

바람이 미친듯이 회오리 소리를 내며 밤새 불어대더니만 이제 바람이 가버리고 햇살이 났다.

덕에 미국에서 놀러 온 친구가 비행기를 놓쳐 하루 더 있다 가야했다.

바쁘지만 않다면 제주에서 지내는 것이 더 행복할 것 같다.

몇년전 심었던 야생화가 한구석에 제법 많이 퍼졌다.

귀엽고 작은 꽃들이 마치 노래라도 하는 것 같다.

즐거운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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