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대청소를 하며 물건들 먼지 털어내고 닦고 세탁하며 지내느라
손이 다 거칠어졌다.
십년간 문제 한 번 없이 잘 써온 안장 둘, 그리고 2년 된 안장 하나, 몇달 전 중고로 산 큰 안장 하나.
정기적으로 틀을 손봐 말의 몸에 잘 맞게 맞추어 쓰고 있다.
자질구레한 마장 살림들.
각종 연장과 도구둘은 저 럭셔리한 중고 대리석이 얹힌 드레서에 들어있다.
마장에 이것저것 만들고 지으면서 쓰고 남은 것들이라 종류도 다양하다.
바닥을 시멘트로 해야하는데 건초를 다 먹어갈 때 즈음 하려고 기다리는 중이다.
마장을 정리하고 깨끗하게 하려니 일이 끝이 없다.
저울은 매번 말들 건초를 달아주는데 쓴다.
장난꾸러기 소심이, 주인이 데리러 곧 온단다.
엄마와 가장 오래 같이 있는 제일 행복한 강아지다.
잘코와 모처럼 동네를 돌아다닌다.
동네에는 이런 길이 아직 많아 꼭 신발을 신겨 나간다.
제주에는 이런 말 신발이 필요하다.
발걸음을 무척 조심하는 잘코가 안심하고 잘 걸어 마음에 드는 제품이다.
마장에 가까와지자 내려 복대를 조금 느슨하게 해주고 함께 걸으며 칡잎도 따 먹여준다.
말 잘 듣고 따라줘서 고맙다.
길가에 다 자라 여문 라이그래스를 먹으며 걷게 해줬다.
밤새 풀밭에서 지내니 덩어리가 찰지고 푸르다.ㅎㅎ
잘코가 밖에 나가기 전에 떨어뜨린 것이다.
전에 장군이에게서 종종 볼 수 있던 것이었다.
마당에 핀 꽃들
바람이 미친듯이 회오리 소리를 내며 밤새 불어대더니만 이제 바람이 가버리고 햇살이 났다.
덕에 미국에서 놀러 온 친구가 비행기를 놓쳐 하루 더 있다 가야했다.
바쁘지만 않다면 제주에서 지내는 것이 더 행복할 것 같다.
몇년전 심었던 야생화가 한구석에 제법 많이 퍼졌다.
귀엽고 작은 꽃들이 마치 노래라도 하는 것 같다.
즐거운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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