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se & People·말과 사람/Kate's Barn·케이트마장

요즘

케이트박 2016. 5. 8. 07:29

말녀석들이 제일 기다리는 시간은 저녁시간이다.

밤새 풀어놓아 풀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가 올 때만 마방 신세를 지기 때문에 긴 시간을 갖혀있지 않아 악벽이 없다.

말들을 풀어 키우다보니 일반 마장엘 가면 갖혀있는 말을 볼 때 답답하고 슬퍼 즐겁지가 않다.

물론 자마들은 주인에 따라 오랜 시간 갖혀 있지 않을 수는 있지만

태생과 다른 생활을 살아야 하는데다 사람들 때문에 일이 즐겁지 않은 경우라면 

말들은 무척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가까운 지인과 이야기를 하다가,

일반 마장에 맡겼다가 말관리에 신뢰가 가지 않아 결국 자기 마장을 갖게 되었는데

하루종일 말을 실컷 탈 수 있겠다는 생각과는 달리

말을 돌보느라 - 말을 아끼고 사랑하다보니 말을 타는 시간이 생각만큼 많지 않다고 하여 같이 웃었다.


기승 시간은 한 시간이지만 말은 나머지 23시간에도 계속 관리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관리를 하니 배우는 것도 셀 수 없이 많고

 말들이 심신이 안정되어 좋은 컨디션으로 안전하게 승마를 할 수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성취감과 행복감, 건강은 우리 중년들에게는 삶의 질을 최고로 만들어 준다.


말을 키우는 것은 돈이 있어야 되지만 돈만 있어서는 되지 않는다.

동물을 아끼는 마음, 말에 대한 열정, 지식이 필요하다.

말을 아끼는 것과 돈을 아끼는 것은 기본적으로 함께 가기 어려운 일이다.

제일 좋은 것은 자기가 즐거운 마음으로 키울 수 있는 만큼을  키우는 것이다.

내 마장은 네마리가 이상적이고 다섯은 한계다.

앞으로 십오년 까지만 마장을 유지할 것이라 내 삶을 점차 단순하게 할 생각이다.


근래에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시고 어머니도 점차 건강을 잃으시며 삶이 달라지자

이제 나도 삶을 단순하게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게 되었다.

살면서 집안정리, 서류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정리하여야 할 것이 많다.

대개 70세 까지는 건강하지만 70 이후에는 약을 달고 80까지 산다.

80 이후에야 매일이 보너스고 감사한 일이겠지만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면 천천히 삶을 마무리 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도 같다.


나의 한계와 더불어 요즘 느끼는 것이라면, 그저 매일 감사하다는 것이다.

다음날 계획을 들여다보고 고민하지 않는다.

바쁘지 않은 시간에 말들과 같이 있고, 책 읽고 고양이와 강쥐들과 노는 것이다.

작은 냥이 하나도 나를 매일 더없이 행복하게 한다.

어찌보면 사람도 마음에 숨긴 것이 없이 있는 그대로 현실에 충실한 다른 동물들처럼 사는 것이

 가장 정직하고 자연의 순리대로 사는 것이 아닐까...?

감정적인 면에서 정직한 것 말이다.

가만보니 속으로 숨기는 것이 있는데 공격적인 사람은 화를 내 인간관계가 좋지 않고

속으로 삭혀 참는 사람은 종내 우울증이나 치매와 같은 병을 얻는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사람 그대로 받아들이기.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삶에 일어난 일들 바라보고 그저 그러하다고 하기.


어제는 아버지가 꿈에 걸어서 돌아오셨다.

오늘은 엄마와 함께 꽃을 들고 아버지 계신 병원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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