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태우는 말들을 보면 사람들의 안전에 대해 염려가 앞선다.
말이 건강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여건에서 일을 하는지 확신이 안설 때가 많기 때문이다.
식용이든 레크리에이션이든 동물의 복지와 사람의 안전은 직결되어 있다.
제주 어느 관광지에서 일하는 전등마차 조랑말.
나는 사람의 즐거움을 위해 일하는 커다란 동물들을 보면 눈을 돌려 피하고 싶다.
사람의 탐욕과 무지로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을 도울 수가 없어서, 알고 싶지 않아서다.
적절한 보살핌과 관리하에 일하는 동물이 얼마나 될까...?
특히 말들은 아직도 말들과 일하는 어떤 사람들에게조차 생소하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다 버리는 것처럼
말을 키우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말을 키우는 일이 많이 있다.
바닷가에 말을 타고 나갔다가 뻘에 말의 다리가 빠져 옴쭉달싹 못하게 되자
그 말을 거기에 그냥 두고 안장과 굴레만 빼서 버리고 왔다는 어떤 마주.
그 마주가 두 발 뻗고 잘 때 말은 공포속에서 패닉하다가 지쳐 밀물에 익사해 죽었겠지.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나도 인간이란 것이 미안하고 슬프다.
그날 그 이야기를 들었다면 나라도 달려가서 구해올텐데.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학에서 말이 아프다고 약을 주거나 고치려 하지 않고
말이 듣는데서 그냥 해부해버릴 거라고 말하고 방치 해버리는 곳도 있다.
말이 상태가 안좋아 방목을 해놓았지만
풀을 뜯지 않고 죽은 것 같이 누워 들여다 보니 살아있는데도
이미 살 의지가 없어 말의 항문과 눈을 새들이 파먹었단다.
동물들도 우리 이야기를 알아듣는다.
말들도 다 알아들을만큼 눈치 빠르다는 것은 말을 다루어 본 사람은 잘 알지 않는가.
이런 말들이 인간에 대한 어떤 감정을 가지고 죽어갔을까...?
학생들을 가르치는 곳에서 어떻게 이런 비윤리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비윤리적인 일라는 것은 말들에게뿐만이 아니다.
프로그램에 승마를 제공하는 학교라면 당연히 안전하고 훈련된 말을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다.
훈련도 안된 말을 가져다 학생들을 태우고 훈련시키라고 하는 게 말이 되나?
그 학교에서는 이년 내내 한 마리씩 죽어나갔고 척추를 다친 학생들도 여럿 있단다.
이런데도 여전히 말들과 학생들은 각각 위험속에서 살아간다.
말을 종종 쇠파이프로 때려 쇠파이프를 긁으며 지나가면 말들이 벌벌 떤다는 마장도 있다.
말 못한다고 쓰러질 때까지 때려 말의 영혼이 죽어버린 곳에서도
모르고 와서 말을 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곳에서 타다 낙마하여 다치면 무슨 합리적이고 양심적인 보상을 받을 수가 있을까?
즐겁자고 타는 말인데 정작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일하는 말들은 고통스럽다.
그런 마장들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학대의 형태는 말하기도 번거롭다.
농가에서 말에게 소 사료를 먹이고 말을 다룰줄 몰라 가두기만 하고 키워
말이 사자가 됐다는 이야기는 귀여울 정도다.
요즘 강아지 공장이라 하여 논란이 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말 못하는 많은 동물들이 날마다 고통속에 살고 있다.
여성과 노인, 아동등 약자에 대한 혐오와 학대, 폭력이 종종 일어나는 사회에서는
약자중의 약자인 동물들의 삶이 좋을 수가 없다.
그 사회의 건강한 척도는 사회의 약자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있다지 않은가.
실제로 연쇄살인범들이 어릴 때 동물학대를 했다는 직접 연관성은 이미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동물에 대한 학대나 폭력은 우리가 그냥 지나쳐서는 안되는 일이다.
우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깊은 폭력과 폭력에 대한 무지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감정폭력이 언어폭력을 그리고 나아가 물리적 폭력을 일으킨다.
먼저 우리는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고 돌아보며
꽃으로도 어린 아이들이나 동물아이들을 때리지 말아야 할 일이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어떤 형태의 폭력이라도 허용돼서는 안된다.
외모에 대해 흠잡아 농담하지 않고 의견에 대해 보복 당하지 않는 감정적으로 안전한 사회,
존재의 존엄성이 지켜지고 같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면
동물에 대한 학대는 사람에 대한 또다른 잠재적인 폭력의 표출이다.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사회 구성원들이 안전하려면 어떤 작은 폭력도 허락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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