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se & People·말과 사람/Kate's Barn·케이트마장

희망이 업뎃

케이트박 2017. 8. 9. 18:04

이름은 일단 희망이로 결정.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희망이 업뎃.


자신의 세 마리 말들을 돌보는 일만으로도 바쁘신데

열일을 제쳐놓고 대부엄마가 표선에서 달려오셔서 따끈한 소식을 전해주셨다.

구조하는 날도 진드기 약을 발라 많이 떨어져 없애셨는데 

그날 도망간 진드기가 다리쪽으로 붙어 오늘 아침에도 많이 떼어주셨단다.

몸을 아끼지 않으시고 (고무장갑이 없어) 맨손으로...!

열정과 사랑이 활활, 이 분은 말사랑은 누구보다도 대단하시다.

항문 옆으로 좌우 구멍이 하나 씩, 그곳에서 고름이 흘러 고드름처럼 피부에 붙었단다.

꼬리도 상처투성이.

꼬리 털을 밀었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말들은 꼬리털이 없으면 파리를 쫓을 수 없어

스트레스로 죽기도 한단다.

앞으로 몇 달 후면 그리고 일 년 후면 거의 회복이 되어 이런 처참한 모습은 볼 수 없을 것이다.

아무 탈 없이 살아만 다오...그게 보답하는 거다, 희망아.


씻기 전 모습.

오후에 수의사님이 오셔서 보시고 치료하셨는데  총체적 난국이라 직접 통화를 했다.

진드기 구제가 아주 잘 되었다 하셨는데 그래도 몇마리 더 잡으셨단다.

아이구 웬걸요...아침에 오시기 전에 일일이 손으로 다 떼어주셨어요...!

먹지 못하고 종일 서서 지내서 다리에 부종이 왔다 - 붕대 감아주심.

수액과 영양제 놓고 항생제와 소염제 치료, 며칠간 매일 그리고 당분간 필요한대로.

여기부턴 내 차례.

가서 직접 하기 전에 여기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있다.ㅎㅎ

부은 다리 위로 달라붙은 징글징글한 진드기들.

아는 사람은 알지만 도시에서 사는 분들은 본 적이 없어 모르실 것이다.

진드기는 손으로 뜯어 밟아도 그냥 안죽는다.

돌로 일일이 찧어 죽이거나 병에 모았다가 일부러 죽여야 죽여진다.

마방에도 뚱뚱한 녀석들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관리사님이 일일이 주우셨단다(!).

내가 본 것중 큰 것은 콩알만했는데 병에 넣고 흔들면 딸랑딸랑 소리가 났다.


희망이가 제일 심하지만 희망이를 구조해오면서 새 주인이 모든 것을 지켜보았는데

그 상태에선 얼마지 않아 이렇게 될 거기 있던 다른 말들에게도 

수의사를 불러 치료를 시작하고 먹이기 시작했단다.

이번 일로 배운 게 있다면 그중에 하나는

이렇게 무고한 생명을 몇 죽을 지경까지 몰아간 사람은 하나였지만

이번 일을 통해 보니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아직도 살만하다고, 이런 일이 있음에도 희망이 생겼다.


처음엔 혼자서라도 어찌 구해보려고 했던 대부엄마

아무리 말을 위해 억척스럽게 일을 한대도 여자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

서교수님과 의료팀의 현장치료와 이동치료, 거기 있던 새주인에게도 조언을 해주셨다.

그건 교육.^^

낭떠러지를 급회전하는 위험한 길을 차량이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양선생님이 봐주시고

무거운 말 다리를 들어 태우고 내릴 수 있게 하신 오케이목장 노철 사장님

직접 운전해서 내 마장으로 데려오셨다.


오늘 같이 오셔서 팔 걷어부치고 물에 젖어 가면서 말을 꼼꼼히 씻겨주신 분들

이런 선한 분들이 측은지심 하나로 생명 하나를 살리기 위해 애를 쓰셨다.

이건 기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적어도 희망이에겐 기적이다.

마방에서 다리에 붙은 진드기를 떼어내려 했을 때 뒷발로 차려고 하더니

물로 씻겨내고 말리면서 떼어내니 가만히 있더란다.

눈으로는 고마운 대부엄마 목소리를 따라다닌다니 의견이 멀쩡한 녀석이다.

그럼...고맙지, 그때까지도 유일하게 자신의 마음을 알고 위로해준 사람이었는데.

사람들이 오고 구조되는 순간 부터 사랑과 치료의 손길이 계속 되고 있다.

다 같은 마음으로 응원해주고 기도해준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측은지심, 생명사랑의 마음으로 우리 자신이 먼저 변하는 것을 느낀다.

풀도 씨를 뿌리면 자라는데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뿌리는대로 자라고 거두기 마련이다.

선한 일을 베푼 손길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이 마음까지 복을 부른다.

한결 시원해지고 깨끗해진 희망이.


내가 본 말 중에 최악의 상태였다.

저 엉덩이에 살이 붙으려면 좀 걸리겠다.

수의사님이 식욕이 왕성하니 살 것 같다고 하심.

조심해서 먹이고 있다.

오랫동안 땡볕에 서있었으니 햇살이 지긋지긋하고 끔찍하겠지만 매일 일광욕도 필요하다.

당분간은 마를 때까지 30분.


발굽의 상태.

저기로 답창이 온 것이 터져 나왔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모든 것이 심각한 상태.


다 마른 후에 방으로 와서 건초를 먹는다.

잘 먹고 푹 쉬어라 희망아, 어서 낫자.

'Horse & People·말과 사람 > Kate's Barn·케이트마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망이 7일째  (0) 2017.08.13
마장 없뎃  (0) 2017.08.12
긴급 구조  (0) 2017.08.08
일기  (0) 2017.08.01
일기  (0) 2017.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