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동물들과 대할때 - 개든 고양이든 때론 말에게도 -
아무런 생각없이 다가가서 쓰다듬고 어루만진다.
거의 대부분이 그 존재가 자신의 접근을 허락하는지 좋아하는지 생각을 하지 않고
자신의 손을 뻗어 그 존재의 공간을 스스럼 없이 침범(?) 한다.
개나 고양이 또는 작은 동물들은 거의 이러한 갑작스러운 침범에 익숙해 있어 놀라기는 하지만
대개의 경우 체념한듯 받아들이나 이런 자신의 공간을 주기 싫을 경우에는 도망간다.
말의 경우, 이 커다란 존재들의 민감한 반응은 놓치기 어렵다.
아주 사람이나 자극에 완전히 자신을 닫아 어떤 자극에도 차단시킨 경우가 아니면 반응을 보인다.
싫으면 귀를 납작히 눕히거나 호기심이 동하면 귀를 세우고 돌아본다.
작은 동물들과 달라 말들의 반응은 안전에 직결되므로 근본적으로 무시할 수가 없다.
뽀뽀를 하다가 얼굴을 물려 수술을 받은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것은 말의 언어를 모르거나 알아채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났을 것이다.
그 말을 아주 잘 알지 못한다면 자신을 이런 위험에 처하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말이든 개든 고양이든 자신의 편안한 공간이 우리에게 있듯 그들에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인정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 자신이 존중 받아야 하는 것처럼 모든 생명에 대한 존중이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자신의 공간에 대해서이다.
누구나 - 사람이던 아니던 - 자신이 편한 개인적인 영역/공간이 있다.
두 사람이 약 5미터 떨어져서 마주 서 있다가 천천히 서있는 한 사람에게 걸어가는 연습을 해보자.
유심히 관찰해보면 가까이 갈때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찔거리는 때가 있다.
제 3자가 보면 손가락을 조금 움직이거나 얼굴 근육을 움직이거나 숨을 잠시 멈추거나 하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이는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의 공간에 닿아 들어왔기 때문이다.
몇 겹의 층이 있지만 이는 말에게서도 느낄 수가 있다.
멀리 서 있는 말에게 다가가면서 말이 언제 반응을 느끼는지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눈으로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고, 또 고개를 들고 쳐다보고, 다시 고개를 숙이고...
몸의 근육의 움직임 하나 하나의 변화를 살펴보면 그 겹겹의 공간을 알 수 있다.
천천히 다가가다가도 자연스레 발길을 멈추는 때가 하나의 인지 공간층이다.
어떤 사람에게 화가 나는 것은 그 사람이 나만의 공간을 초대하지 않았는데 침범했기 때문이다.
예의를 갖추기 위해 참는다는 것은 이러한 자신의 감정을 배반(?)하는 일이며
이것이 계속 될 경우 심한 분노로 자랄 수 있다.
상대방이 일으키는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그 감정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하며
그 감정을 하나의 정보로서 상대에 대한 감정을 달지 않고
자신의 공간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들은 싸우고도 이내 사이좋게 나란히 서서 풀을 뜯는다.
감정을 하나의 정보로서 받아들이고 거기에 다른 감정을 더하여 감정적인 복수를 하지 않는다.
우리가 우리의 상대에 대한 추측으로 감정을 달아 반응하는 실수가 많기 때문에
마음에 안정이 깨지고 관계가 깨지기에 인간관계가 힘들고 복잡해지는 것이다.
어떤 일에 반응하는 것은 선택하는 것과 다르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지 않고 그대로 하는 즉각적인 반응보다
정말 자유로운 사람은 정보를 놓고 생각하여 행동을 선택한다.
이것은 무엇이 나를 이끄는대로 살 것이냐 아니면 내가 내 삶을 이끌 것이냐 하는 차이가 있다.
마치 기어를 중립에 놓고 움직이느냐, 드라이브에 넣고 주행하는 것이냐
말타고 얹혀서 승객으로 말을 타고 가는 것이냐 내가 원하는대로 움직이게 하여 가는 것이냐와 같다.
그 누구의 언어표현이라도 단지 하나의 정보이지 진실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고
근거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것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이것이 내가 초대한 표현인지 일방적으로 던져진 것인지 또한 내가 받아들일 것인지 아닌지 결정해야 한다.
감정이 일어날때 그 감정의 배경을 보는 연습을 하고
또 감정을 달지 않고 자신의 공간을 지키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다.
이것은 말에게서 배우는 인생교훈이고 훈련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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