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se & People·말과 사람/Thoughts·승마인 생각

[스크랩] 디아만테의 오월

케이트박 2010. 5. 18. 08:14

 

 

 다아만테의 생일은 5월 31일이다.

몇 일이 지나면 만 3살이 되는 순수루시타노 수넘이다.

세상에 가장 훌륭한 혈통을 타고난 멋진 루시타노 이다.

제주에 들어 온지도 어느덧 일년이 지나간다. 모양도 좋고 색깔도 아름답고 성격도 일품이다.

아마 내가 가지고 있는 말 중에서 가장 뛰어난 녀석일 것이다.

차세대 내 목장의 주인공이다.

 

 

 

일년 전에 비하면 사람에게 아주 익숙해 졌고 잘 따르며 명령에 잘 복종한다.

처음에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아서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자연스레 나를  반겨온다.

 

 

말과 관련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어떤 목적을 통하여 말을 접하고 말에 대하여 정의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경마를 하는 사람들에게 말은 그저 열심히 달려서 일등을 하는 존재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등수에 들지 못하는 말은 그들에게 전혀 의미가 없어 되도록 빨리 눈에서 사라져 주길 바랄 뿐이다.

마장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 말은 심판으로 부터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말이 우선이고 그렇지 않은 말은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고

점핑을 하는 사람들에게 높이 뛰지 못하는 말은 그저 그런 말일 뿐이다.

자기가 원하는 목적을 충족해 주는 말일 경우에 그들은 말에게 사랑과 정성을 쏟는다.

식당에 말고기를 판매하는 사람은 말이 경주마였건 시합말이었건 말의 이력은 중요하지 않다.

근수가 많이 나가고 가격이 싸며 어린말일 수록 좋을 뿐이다. 

말을 생산하는 사람들은 어린 나이에 팔아도 비싸게 돈이 되는 그런 말이 그들에게 의미가 있고 그런 선택에서

배제된 말은 없느니만 못할 뿐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말을 자신의 이용목적에 따라서 판단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그들은 말을 잘 이해하고 그 존재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실제 안을 들여다 보면 말 그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목적을 통한 프리즘 같은 사랑을 하고 있을 분이다.

 

 

당연히 말은 수천년 동안 어떤 목적에 의하여 사육되고 길들여져 왔다.

운반 , 농경, 전쟁, 통신의 수단 , 권력의 상징 등으로 이용되었고

근대에 와서는 취미와 오락, 스포츠, 식용의 목적으로 사육되어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말을 이용이나 목적의 수단으로서의 말이 아니라

말 그 자체의 존재로서 말에 대한 가치와 미래 효용을 재고해야 할 때가 왔다.

개는 말보다 작고 인간에게 쉽게 복종한다는 이유 때문에 말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대우를 받으며 존재하게 된다.

그렇다면 말은 왜 개와 같은 미래를 갖지 못하고 힘들게 존재하여야 할 것인가.

 

 

말은 덩치가 크고 때로 위협적이고 유지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사람들은 말 자체를 자연의 일부분이나

개와 같은 동반자의 개념으로 받아 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말은 개가 가지지 못하는 높은 차원의 정신세계와 인간과 일대일의 개념으로 순수하게

친구가 될 수 있는 지구상의 몇 안되는 훌륭한 존재이다.

인간과 비슷하거나  인간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동물이 원숭이나 침팬지, 고릴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오산이다.

 

 

현대인들의  기본적인 성격이나 사고를 가장 많이 닮은 동물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말을 선택할 것이다.

원숭이나 침팬지는 인간과 아주 유사한 유전자 구조를 가지고는 있지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성격을 닮은 듯하면서도 가장 닮지 않은 동물이다.

이에 반하여 말은 인간의 원초적인 성격이나 본성을 그대로 타고난 동물이다.

원숭이처럼 아주 약아 빠지지도 않았고,개처럼 무조간 복종적이지도 않다.

말은 인간처럼 이기적이지만 감성이 살아있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군집사회생활을 할 줄 알며,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 대화가 가능한 동물이다.

 

 

인간의 기본본성을 그대로 닮은 말을 우리는 오락이나 스포츠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은 말의 현대적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다고 느낀다.

순수한 인간의 원형으로서의 말은 인간의 대화상대로 정신적인 동반자로 인간과 많은 다른 분야에 같이 일할 수가 있다.

 

 

 

경주마 산업은 시간이 지날 수록 쇠퇴해 갈 것이다. 말을 학대하여 오락이나 도박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급기야는 5살을 넘기지 않고

버리는 비인간적인 산업은 오래 갈 수가 없다. 작금의 Formula 1 산업이 몰락헤 가는 과정과 유사할 것이다.

말에게 무리한 점핑을 요구하여 수명을 단축시키는 비월장애물 경기도 오래 가지 못할 종목 중에 하나일 것이고

말의 극한 능력을 요구하는 크로스 칸트리 경기도 상당히 대중적인 저항에 봉착할 것이다.

말에 대한 기본훈련이 목적인 마장마술도 말에게 과도한 굴요와 자연스럽지 못한 동작을 점점 더 요구하는 한 상당한 저항에 부딛칠 종목이다.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말의 훈련을 가능하게 하는 훈련경기 방식은 계속 존재하게 될 것이다

 

 

이런 종목들에 비하여 재활숭마나 말에게 큰 무리를 주지 않고 즐기는 생활승마, 마필을 통한 정신치료, 안전하고 무작정 달리지 않는 가벼운 외승,

인간과 말이 호흡을 같이 하며 즐길 수 있는 대중적 시합들은 오래 남아 말들과 같이 할 것이다.

결국은 말이라는 존재를 가장 자연에 가깝게 훈련하고 무리하지 않고 인간과 같이 교감할 수 있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주 중요해 질 것이다.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Extreme Sports의 도구로 말을 사용하는 종목은 백년 내에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말은 어린 인간을 닮은 지구상의 가장 아름다운 동물이다.

말은 어린 왕자다

정을 주고 온당하게 자연에 가장 가깝게 길들이는 인간은 어린왕자에게 가장 의미있는 장미가 될 것이다.

 

 

                                                                                                        -----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히고 하늘소가 쓰다. ---- 

 

 

 

 

출처 : JJ Lusitano Ranch
글쓴이 : 하늘소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