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에서 나온 말똥은 매일 수거해서 집 귤밭으로 고고씽.
아버지가 타시던 네발이와 내가 쓰던 삼발이를 없애고 이것으로 장만했다.
매일 옮겨 치우니 한꺼번에 하루종일 말똥 치울 일이 없고 1톤 트럭보다 싸고 쓰기 편하다.
세 녀석들이 하루종일 떨어뜨려 놓은 것이다.
사흘만 지나도 지렁이가 모이는 것이 말똥이다.
지난번 거둔 것은 아버지가 꼭꼭 밟고 까만 차광막으로 덮어놓아 잘 썩고 있다.
냄새가 없고 흙처럼 되어 비료로는 최고다.
아껴서 잘 쓰고 있다.
레버를 들어올리면 된다.
건초만 먹는 내 말들의 덩어리도 다 건초가 잘게 부숴진 것들이다.
내년에도 귤이 달 것 같다.
약을 뿌려 키운 것과 달리 말똥으로만 키운 감귤은 껍질이 단단하고 향이 강하다.
맨질맨질하고 껍질이 탄력 없이 잘 까지는 것은 건강한 귤이 아니다.
죽던 말던, 껍질이 지저분하던 말던, 팔던 말던
벌레는 거미와 무당벌레에게 맡기고 말똥으로만 가득 부어 키우고 있다.
이번에 보니 집 연못에서 키우던 그 많던 물고기들이 하나도 없다.
이웃 준이 어머니가 오셨다 보셨는데 부리가 길고 커다란 새 (두루미?황새?)가
물속에 아주 들어가 부리로 이리저리 훑고 날아갔단다.
큰 물고기가 안보인다고 아버지는 내가 먹이를 많이 주셔서 배터져 죽은 모양이라 하셨는데 ㅎㅎ
어느 큰 새의 뱃속에 있다가 덩어리로 떨어진지 오래일 것이다.ㅠㅠ
다시 사다 넣고 키울까? ...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