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가끔씩 볼 수 있는 것.
말우리다.
도망가지 못하게 쇠철망을 돌려놓고 가두어 두는 곳인데
여기는 그나마 나무들이 있어서 그늘이 진다.
바닥에는 치우지 않은 똥이 가득하여 아무리 제주마라 해도 발굽상태는...글쎄.
먹으려 키우는 말인지 모르겠으나 암수말 하나씩 같이 가두어 두었었다.
그것도 처음엔 암말 한 마리였는데 말과 함께 지나가면 혹시라도 튀어나올까봐 맘이 편치 않았다.
살갗이야 찢어지든 말든, 눈이 다치거나 말거나 저 날카로운 쇠철망은 너무나 쉽게 쓰인다.
쇠파이프 몇개, 쇠철망 몇가닥 대강 돌려놓았다.
바닥이 돌과 흙인데 비가 오면 똥과 섞여 진흙도 그런 썩은 진흙이 없다.
어떤 곳에는 요즘같이 30도가 넘는 여름에도 말에게 줄을 길게 묶어 땅에 고정시켜 놓는데
내려쬐는 햇볕을 피할 그늘조차 없다.
물통? 어디 있을 것이다.
자주 갈아주어 시원한 물을 줄 사람이면 땡볕에 말을 하루종일 묶어두지는 않을 것이다.
그대도 까만 털옷을 입고 그늘 없는 폭염속에 함 열시간씩 서있어 보실라우?
죽나 사나 보시겠소?
어떤 사람들은 경주마를 낸다고 키 제한 때문에 제주산마를 굶겨 크지 않도록 키우다가
못먹어 죽으면 잡아 고기로 팔아버렸다는데... 그런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게 두려운 일이다.
어찌 산 생명을 돈을 위해 굶기며, 굶어 죽었는데 그걸 묻어주지 않고 잡으라고 할까?
실제로 제주산마는 잘 먹이면 서러브렛처럼 키도 크고 몸도 쑥쑥 자라 크다.
사람이 돈을 벌기 위해서도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말의 고통과 배고픔, 슬픔과 죽음, 잔인함으로 번 돈이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동물을 키우는 일은 동물을 아끼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절대 해서는 안된다.
지구에서 함께 태어나 살아가는 다른 동물들을 멸종시키고
살 곳이 없도록 그들을 생존의 끝으로 몰아내고
자신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곳을 파괴하며 서로 죽이는 우매한 존재는 우리 인간이 유일하다.
지구에겐 그런 인간이 개에 붙은 벼룩이나 진드기 같을 것이다.
기상이변이나 재해들은 우리 인간들을 털어내려고 하는 지구의 몸부림이 아닐까?
지구는 죽은 돌덩어리가 아니다.
말 못하는 동물에게 잔인한 사람들은 사회의 약자에게도 잔인하기 마련이다.
어린이, 노약자, 여성들, 장애인들... 현대판 노예까지 가지 않더라도 가정폭력이나
약자들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폭력은 아직도 곳곳에 가려져 있다.
"사람도 살기 어려운데 뭔 동물...어쩌구 저쩌구..."
사람도 살기 어려우니 스스로 보호하지 못하는 동물들은 얼만큼 어려울까 생각이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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